"어린애 같은 실수였다. 러시아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다."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이근호(29, 상주 상무)에게 선제골을 내준 러시아 수문장 이고르 아킨페예프(28, CSKA 모스크바)가 자국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러시아는 18일 오전 7시(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쿠이아바 아레나 판타날에서 벌어진 한국과의 H조 조별리그 첫 경기서 1-1로 비겼다. 러시아는 후반 23분 이근호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후반 29분 알렉산드르 케르자코프가 동점골을 넣어 비겼다.

아킨페예프는 ‘러시아의 야신’이라고 불리는 정상급 실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그는 이근호의 슈팅을 막는 과정에서 공을 더듬어 실점하는 치명적 실수를 범했다. 러시아 언론 ‘R스포르트’는 경기 후 아킨페예프와의 믹스트존 인터뷰를 공개했다.
아킨페예프는 “경기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다. 러시아 팬들에게 사과하고 싶다. 내 집중력이 부족해서 나온 어린애 같은 실수였다. 용서를 구하고 싶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용서를 구했다.
왜 이런 실점이 나왔냐는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 확실치 않다. 할 말이 많지 않겠지만, 어쨌든 막판에 우리는 골을 넣었다”고 해명을 했다.
아킨페예프의 실점으로 러시아 언론은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비겼다는 것. 이에 아킨페예프는 “어린애 같은 실수를 한 선수가 무슨 생각을 하겠나. 평범한 사람이라면 이 장면에 대해 사과를 해야 한다. 동점골을 넣어준 동료들에게 고맙다. 대표팀 골키퍼로서 해서는 안 되는 실수였다”면서 다시 한 번 반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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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이아바(브라질)=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