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 여배우들, 아쉽거나 안타깝거나[상반기 결산]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4.06.18 15: 40

상반기 극장가는 여배우들에게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물론 '수상한 그녀'의 심은경 같은 독보적인 흥행퀸이 탄생하긴 했지만, 남자배우판인 영화계에서 여배우들의 '쓰임새'에 대한 이야기가 내내 오갔다.
지난 4월 30일 개봉한 영화 '역린'의 한지민은 데뷔 11여년인 베테랑 여배우임에도 때 아닌 '연기력 논란'에 휘말리는 불상사를 겪었다. 극 중 정조(현빈)과 대립각을 세우는, 영조의 부인이자 정조의 할머니 정 정순왕후 역을 맡은 한지민의 모습은 개봉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는데, 베일을 벗은 영화는 아름다운 악녀의 이미지를 극대화시킨 장르물의 팜므파탈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호불호가 갈렸다.
정조를 향한 도발적인 행동이나 할머니와 손주 사이가 아닌, 권력 싸움의 중심인물 대립으로 현빈과 일면 새로운 케미스트리를 발산한 것은 맞지만, 한지민의 다소 딱딱하게 들리는 사극 말투나 어색해보이는 대사는 순간 순간 관객들을 놀라게 했다. 이는 멀티 캐스팅의 부작용으로 거론되기도.

물론 배우의 연기는 연출자의 디렉션에 상당 부분 달라지는 것이라 전적으로 한지민의 문제라고 할 수도 없고, 실존 인물 정순왕후란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에 따라 반응이 달라지는 것도 사실이다. 어쨌거나 한지민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할 수 있었다는 긍정적인 반응도 존재했다.
현재 상영 중인 영화 '황제를 위하여'의 홍일점 이태임은 짙은 아쉬움을 남기는 케이스다. 남자 영화 안에서도 여성 캐릭터들의 역할이 분량은 작지만 임팩트가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태임도 이런 경우다. 다만 이 강렬함이 부정적인 분위기라 문제다.
이민기, 박성웅이 주연을 맡은 '황제를 위하여'에서 이태임은 개봉 전부터 영화의 큰 이슈를 당담, 관객몰이의 일등 공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황제를 위하여'는 지난 12일 개봉해 17일까지 37만여명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3위에 올랐다. 대박은 아니어도 순항중이라 할 만하다.
이 영화 속에서 이태임은 부산의 불법 도박판과 사채업계 배경 속 유일하게 비중 있는 캐릭터다. 하지만 그 비중이 대부분 베드신에 몰려 있고 베드신 이전과 이후의 존재감이 미미하다는 것이 단점이다. 
영화 속에서 연수(이태임)의 주변을 맴돌던 이환(이민기)은 그의 연인이 되고 곧 길고 노골적인 정사신이 두 세 차례 정도 등장한다. 그러나 그리고 난 후 연수의 역할은 특별히 없고, 아쉽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남자를 한 눈에 반하게 만드는 육감적인 몸매와 여성스러운 섹시한 매력으로 관객들까지 사로잡지만 '타짜'의 김혜수 같은, 그 이상을 선사하는 것에 영화는 실패했다. 
지난 4일 개봉한 장동건 주연 영화 '우는 남자'의 여배우 김민희는 흥행 그 자체가 안타까운 경우다. 김민희는 이 작품에서 데뷔 이래 최고의 연기를 펼쳤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온통 아드레날린 폭발하는 남자들의 총격전 속에서도 절절한 모성 연기를 펼쳐 낸 김민희에게 눈을 뗄 수 없다는 평단과 관객 반응이 많다. 시크하고 딱딱하고 우울하지만 보는 사람의 마음을 온통 흔들어놓는다. 그러나 '우는 남자'는 그가 영화계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화차'나 이후 세밀한 심리 묘사로 호평받았던 '연애의 온도'의 흥행에 못 미쳐서 자연스럽게 이 부분에 대한 부각은 아쉬울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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