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운택 한국프로축구연맹 심판위원회 위원장이 한국과 러시아전의 판정 논란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심판보다는 경기에 끝까지 집중하지 않는 한국 선수들의 정신력을 강하게 비판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18일 오전 7시(한국시간) 브라질 쿠이아바 아레나 판타날에서 벌어진 2014 브라질 월드컵 러시아와의 H조 조별리그 첫 경기서 1-1로 비겼다. 한국은 후반 23분 터진 이근호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후반 29분 케르자코프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첫 승이 눈앞에 있던 한국은 승점 1점 추가에 만족해야 했다. 한국의 월드컵 개막전 4연승도 아쉽게 불발됐다.
논란의 장면은 한국의 실점 장면에서 나왔다. 러시아의 자고예프가 슛을 시도할 때 황석호와 김영권은 자고예프가 볼을 받는 순간이 오프사이드라고 주장하며 손을 들었다. 그러나 주심과 부심은 어필을 받아 들이지 않았다. 애매한 장면이 이어졌다. 정성룡이 자고예프의 슛을 쳐내자 황석호는 자신에게 온 볼을 걷어냈다. 하지만 쇄도하던 예셴코의 몸에 맞고 케르자코프의 동점골로 연결됐다. 황석호는 이 순간 다시 한 번 김영권과 함께 손을 들었지만 심판은 요지부동이었다. 손을 들었던 황석호와 김영권이 핸드볼을 주장했는지 오프사이드를 주장했는지는 아직까지 의문이다.

이 위원장은 18일 오후 OSEN과 전화통화를 통해 "TV를 통해 경기를 봤는데 논란이 된 장면을 사각에서 잡아 정확히 판단하기는 어렵다"면서 말을 아꼈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경기에 끝까지 집중하지 않는 선수들의 안일함을 지적했다.
"오프사이드이든 온사이드이든 심판 판정"이라고 말한 이 위원장은 "선수들은 경기에만 집중하고 판정은 심판에게 맡겨야 한다"면서 "손을 들 시간이 있으면 상대 선수를 따라가야 한다. 월드컵에서 그런 행동을 하는 게 안타깝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위원장은 "선수가 오프사이드라고 손드는 건 말이 안된다. 아쉬운 건 K리그에서도 그런 상황이 많이 나온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프사이드가 아닌 게 많다. 대부분 손을 드는 선수들 때문에 오프사이드가 아니었다. 선수들이 손을 든다고 해서 부심의 판정이 달라지는 건 아니다"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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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이아바(브라질)=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