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공월드컵 4강의 주인공들이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첫 판서 희비가 엇갈렸다. 스페인, 네덜란드, 독일, 우루과이는 4년 전 남아공월드컵서 4강의 영광을 안았다. 스페인이 월드컵에 입맞춤했고, 네덜란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독일과 우루과이는 각각 3, 4위를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그런데 불과 4년 뒤 브라질에서 입장이 뒤바뀌었다. 적어도 조별리그 첫 판까지는 4팀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운명의 장난이었을까. '우승팀' 스페인과 '준우승팀' 네덜란드가 B조에 속해 스타트를 끊었다. 모두가 스페인의 우위를 점쳤다. 많은 전문가들은 세대교체를 단행한 네덜란드보다 최근 메이저 3개 대회(유로 2008, 2010 남아공월드컵, 유로 2012)를 제패한 스페인의 손을 들어줬다.
예상과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축구 팬들은 네덜란드의 5-1 대승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스페인은 베테랑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가 농락을 당하는 등 무려 5골이나 내주며 자멸했다. 우승후보로 꼽히던 스페인이었지만 이날 대패로 조별리그 통과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도 통산 2회 우승에 빛나는 저력을 보이지 못했다. 이탈리아, 잉글랜드, 코스타리카와 죽음의 D조에 포함된 우루과이는 첫 상대인 '약체' 코스타리카를 반드시 잡아야 했다. 하지만 결과는 1-3 완패였다. '주포' 루이스 수아레스의 공백이 컸다. 우루과이는 이날 패배로 2, 3차전 상대인 잉글랜드, 이탈리아와 부담스러운 승부를 피할 수 없게 됐다.
반면 독일은 우승후보에 걸맞은 경기력과 결과를 보였다. 쉽지 않은 상대인 포르투갈에 4-0의 완승을 거뒀다. 포르투갈의 중앙 수비수 페페가 이른 시간 퇴장을 당한 덕분도 있었지만 독일의 경기력은 퍽 인상적이었다. 개개인의 기량도 뛰어났지만 물 샐 틈 없는 조직력은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기에 손색이 없었다.
이제 막 첫걸음을 뗐을 뿐이다. 하지만 4팀의 출발이 너무나 판이하다. 2, 3차전서 반전을 이루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 4번의 월드컵 동안 첫 경기서 패하고 16강에 진출한 경우는 8.6%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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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뻐하는 네덜란드 대표팀(위)-환호하는 독일 대표팀 / ⓒAFPBBNews =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