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고리' 한국영, 김남일-김정우의 향기 풍기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4.06.19 06: 15

한국-러시아전의 숨은 MVP는 한국영(24, 가시와 레이솔)이었다. 흡사 월드컵서 보였던 김남일과 김정우의 향기를 풍겼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지난 18일(한국시간) 브라질 쿠이아바 아레나 판타날에서 벌어진 2014 브라질 월드컵 러시아와의 H조 조별리그 첫 경기서 1-1로 비겼다. 한국은 후반 23분 이근호가 선제골을 넣었지만 후반 29분 케르자코프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아쉬운 무승부였지만 희망을 쐈다. 월드컵 직전 마지막 평가전서 가나에 0-4 대패를 당했던 한국이 유럽예선을 1위로 통과한 러시아에 열세가 예상됐지만 혈투 끝 승점 1점을 획득하며 16강 진출의 등불을 밝혔다.

일등공신은 한국영이었다. 빛나지 않는 자리에서 묵묵히 자기 역할을 수행했다. 공이 있는 곳엔 어김없이 한국영이 나타났고, 볼소유권을 되찾아왔다. 한국영이 위치한 중원은 높은 성벽과 같이 튼튼했다. 특히 백발백중의 태클은 러시아 공격의 흐름을 효과적으로 끊었다. 한국영은 이날 중요한 순간 3회의 태클을 기록했다. 또 한국 선수 중 가장 많은 11.357km를 뛰었다.
한국영은 이날 경기 후 "내 유니폼이 모든 선수 중 가장 더럽고, 진흙 범벅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열심히 뛰기 위해 노력했다"고 인상적인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한국영은 흡사 2002 한일월드컵 김남일과 2010 남아공월드컵 김정우의 모습을 연상케 했다. 김남일은 4강 신화의 주역이다. 중원에서 '싸움닭' 역할을 200% 소화하며 진공청소기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다.
김정우는 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행의 수훈갑이다. 남아공에서 기성용의 짝으로 맹활약했다. 당시 한국의 주요 선수는 박지성 이청용 기성용 등 유럽 무대를 주름 잡은 이들이었다. 16강 진출에 이들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지만 외신들은 김정우의 활약에도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그의 헌신이 한국의 선전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를 보냈다.
지금의 한국영이 꼭 과거의 김남일과 김정우를 닮았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상대의 흐름을 차단하는 한국영의 능력은 꿈의 무대에서 영광을 일궜던 선배들의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그래서 한국영이 버티고 있는 홍명보호의 성적이 더 기대가 된다.
'언성 히어로' 한국영이 대선배들의 발자취를 따라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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