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 "요즘 결혼 고민..연애 갈망하고 있죠"[인터뷰]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4.06.19 07: 58

가수 거미(33)처럼 이별 노래를 잘 부르는 가수는 많지 않다. 특유의 허스키한 보이스로 감성을 툭 건드리고, 무심코 노래를 듣다보면 어느 새 눈물 한 방울이 똑 떨어질 만큼 거미의 노래는 마음을 깊게 파고든다. 특히 거미표 이별 노래, 그가 전달하는 이별의 감정은 더없이 슬프지만 또 자꾸 듣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다.
지난 10일 두 번째 미니앨범 '사랑했으니..됐어'를 발표한 거미는 이번에도 이별을 택했다. 오로지 거미만이 표현해 낼 수 있는 탁월한 감성으로 나지막이 고백하듯, 또 절규하듯 이별의 감성을 토해냈다. "사랑할 때는 정말 최선을 다하는 편이라 나중에 후회는 안 해요. 다만 잊는 기간이 좀 오래 걸리죠."라고 말하는 거미의 이야기를 그대로 옮긴 듯 거미에게 딱 맞는 노래였다.
"'온 힘을 다해 사랑했으니 됐어'라는 가사가 마음에 들어요. 내용 자체가 경험인데, 특별한 대상이 있다기보다는 그동안 제가 했던 사랑에 대해 생각해 봤을 때 그런 것 같아요. 지금까지 음악에서 눈물을 밖으로 터트렸다면 이번 절규는 조금 안으로 삭히는 절규인 것 같아요."

음악을 하는 사람답게 평소 예민한 감정의 소유자인 거미는 눈물도 많은 편이다. 가끔 인터뷰 도중에도 눈물을 흘릴 만큼 감정이 풍부하다. 이런 모습은 '사랑했으니..됐어' 뮤직비디오에 고스란히 담겼다. 무대 위에서는 꾹 참았던 눈물이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면서 많이 터졌다.
"제가 원래 눈물이 많고 예민한 편이예요. 가끔 제가 노래를 할 때 무슨 생각을 하면서 부르는지 궁금해 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별했을 때의 감정을 떠올리면서 부르게 돼요. 이번에도 노래를 해야 해서 눈물을 많이 참았는데 뮤직비디오 촬영 때는 굳이 참지 않아도 되겠더라고요. 사랑하다가 헤어져서 이별의 아픔을 오랫동안 간직하고 상처받은 일도 많고, 저는 혼자 감당하려고 하는 편이거든요. 이런 면이 나 자신에게는 굉장히 힘든 부분이지만 가수로서는 참 좋은 것 같아요."
무거운 음악과 폭발적인 가창력, 또 예능프로그램 등을 통해 많이 노출되지 않는 거미는 다소 '센'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거미 스스로도 "대중이 어려워하는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음악을 통해 느낀 거미는 강렬했다. 하지만 인터뷰를 통해 만난 거미는 부드럽고 또 가냘퍼 보였다. 특히 이번 앨범을 통해서는 '여성스럽고 화사해졌다'는 말도 많이 들었다.
"이번 헤어스타일이 성공적인 것 같아요(웃음). 사실 특별히 노력한 것은 없었고 워낙 이미지가 세다보니 원래 하얀 피부도 까맣다고 생각하시더라고요. 사실 음악 콘셉트에 맞춰서 스타일링을 한 건데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여성스러워진 것 같아요."
이번 앨범에는 4년 만에 발표하는 앨범인 만큼 많은 정성과 노력이 들어갔다. 거미의 절친한 친구이자 동료인 가수 휘성과 화요비의 곡을 비롯해 자작곡도 두 곡 수록했다. 화사하고 밝은 분위기의 '놀러가자'는 그룹 JYJ 멤버 박유천이 피처링을 해줬고, 사랑의 결실을 맺는 곡 '사랑해주세요'도 거미의 작품이다.
"이번 작업은 정말 재미있었어요. 친구랑 놀면서 상의하면서 곡을 만들었어요. '이런 곡을 만들어 보고 싶은데 도와줄 수 있어?'하면 친구가 트랙을 만들어주고 제가 멜로디와 가사를 붙이는 작업을 했죠. 처절한 이별 노래만 하다 보니 사랑의 결실을 맺는 아름다운 사랑 노래도 해보고 싶더라고요. 편안하고 재미있게 작업한 것 같아요."
즐겁게 작업한 앨범인 만큼 반응도 좋았다. 특히 정식 발매 전 소속사 식구들을 대상으로 한 셀럽 청음회를 개최, 호평이 이어져 거미에게 힘을 주기도 했다. 소속사를 옮긴 후 처음 발표하는 앨범이라 부담감도 있었지만 회사 식구들이 해주는 "역시 거미다"라는 칭찬 한마디에 거미의 기분도 좋아졌다.
"사실 청음회는 촬영된 영상만 봤는데 스태프들이 꾸며진 반응이 아니었다고 응원해 줬어요. 다들 '더 들어보고 싶다. 너무 좋다'고 해줘서 정말 감사하죠. JYJ는 구체적으로 저의 긍정적인 변화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연기자 식구들은 예술적인 측면에서 많은 이야기를 해줘요. 굉장히 뿌듯해 하시니까 더 좋은 힘이 되는 것 같아요."
거미는 이번 앨범으로 단독콘서트와 함께 방송활동도 활발히 이어갈 예정이다. 음악방송은 물론, KBS 2TV 예능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에도 꾸준히 출연할 계획. 특히 거미에 앞서 컴백한 또래 가수들 휘성과 플라이 투 더 스카이는 거미에게 큰 힘이 됐다.
"사실 이제 음악방송에 나가는 게 어색하고 불편했어요. 제가 봤을 때도 아이돌이 주로 출연하는 음악방송에 누군가 갑자기 나오면 어색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요즘엔 또 대중이 음악을 듣는 폭이 넓어진 것 같아요. 요즘에는 제 또래 친구들이나 선배님들도 다시 나오기 시작했잖아요. 휘성 씨도 그렇고, 플라이 투 더 스카이도 그렇고 괜히 뿌듯하고 자랑하고 싶더라고요."
이번에는 콘서트도 조금 특별하게 구성했다. 처음 시도해보는 어쿠스틱 공연으로 꾸준히 준비하면서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악기 구성도 단출해요. 제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무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래도 일단 공연을 재미있어야 하니까요. 이 안에서 어떻게 재미있게 꾸려나갈지 고민하고 있어요."
새 앨범도, 공연 준비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요즘, 거미는 연애와 결혼에 대한 고민도 털어놨다. 슬쩍 연애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뉘앙스까지. "연애 중은 아니고 연애를 갈망하고 있어요(웃음). 사실 저는 제가 관심이 가는 상대가 저에게 관심이 없는 것 같으면 제가 가지고 있는 호감을 없애려고 해요. 알 수 없어서 더 조심스러운 것 같아요."
"원래 결혼에 대한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특히 이별 노래를 많이 하다 보니까 가정이 행복한데 무대에서 이별 노래를 하면 슬프게 와 닿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랬는데 사람들 말이 대중은 노래를 자기에 빗대서 생각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용기를 얻었어요(웃음). 요즘은 백지영 언니처럼 결혼도 하고, 서영은 언니처럼 아기도 낳고 그러면 편안한 음악이 나오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어요."
화사해진 모습처럼 사랑에 빠진 거미는 어떨까. 음악도 거미의 사랑에 따라 좀 더 행복하게 변할까? "바뀔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래도 이별 노래에 대한 감정은 변하지 않을 것 같아요. 이별은 늘 슬프잖아요. 제가 아무리 연애를 하고 결혼을 했다고 하더라도 이별했던 감정은 다시 생각날 것 같아요. 그러니까 계속 행복한 음악만 나오지는 않겠죠. 오히려 이별 노래를 더 잘 할 수 있을지도 모르고요(웃음)."
어느덧 데뷔 12년차. 여러 가지 색깔에 도전하면서도 또 한 가지 대표 무기로 대중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는 거미. '감성 여왕'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그녀. 거미는 그의 현재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저는 제가 지금까지 온 길이 굉장히 마음에 들어요. 지금도 잘 가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나중에 돌아봤을 때 후회할 것 같지는 않아요. 앞으로 해야 할 음악과 가야할 길에 대한 징검다리 정도의 시간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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