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로 버텨서고 뒷발로 걷어차는 캥거루에서 이름을 따왔기 때문일까. '사커루(Socceroos)'의 뒷심은 캥거루의 뒷발차기처럼 무서웠다.
네덜란드는 19일(이하 한국시각)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의 에스타디오 베이라리오에서 열리는 2014 브라질월드컵 B조 2차전 경기서 3-2 승리를 거두고 2승(승점 6)으로 조 1위를 유지, 사실상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반면 호주는 2패로 사실상 탈락에 가까워졌다.
이날 경기를 두고 호주에 베팅한 도박사는 아마 많지 않을 것이다. '무적함대' 스페인을 5-1로 완파하며 침몰시킨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의 기세는 무서웠다. 그에 비해 호주는 14일 조별리그 B조 1차전 칠레와 경기에서 1-3으로 패해 16강 탈락이 가장 유력한 상태였다.

설상가상으로 남은 상대는 B조 1, 2위로 16강에 진출할 확률이 가장 높은 네덜란드, 스페인. 매 경기 어려움을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호주 공격의 핵심인 팀 케이힐(35, 뉴욕 레드불스)은 칠레와의 경기서 팀의 첫 득점을 올리며 예열을 마쳤다는 점과, 역대 상대전적에서 네덜란드에 1승 2무로 앞서있다는 점 정도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네덜란드가 순조롭게 호주를 꺾고 조 1위에 한 걸음 더 다가설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사커루의 저항은 끈질기고 강렬했다. 네덜란드와 다섯 골을 주고 받는 난타전 끝에 아쉽게 패하며 조별리그 탈락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지만, 호주는 이날 경기를 이번 월드컵 '베스트 매치'에 손꼽힐만한 명경기로 바꿔놨다.
아르연 로벤의 35m 질주에 이은 선제골의 여운을 단숨에 지워낸 팀 케이힐의 그림같은 논스톱 발리슈팅, 그리고 얀마트의 핸드볼 파울로 인한 마일 제디낙의 페널티킥 역전골은 호주가 보여준 축구의 한 단면에 불과했다. 호주는 네덜란드를 상대로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를 선보였고, 벼랑 끝에 선 자들 특유의 절박함으로 네덜란드를 밀어붙였다.
후반 연달아 실점하며 분위기가 흔들리기 전까지는 네덜란드와 비등한 승부를 벌이며 수비진을 흔들고 공격수들의 발을 묶었던 호주의 분전은 여러모로 의미가 깊었다. 한국, 일본과 함께 아시아를 대표하는 또 다른 팀으로서 월드컵에 나선 사커루들의 뒷심은 짜릿하고, 강렬했다.
costball@osen.co.kr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