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업자 정신 망각한 SK 레이예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4.06.19 05: 59

동업자 의식의 실종인가.
조조 레이예스(SK)의 부적절한 행동이 도마 위에 올랐다. 레이예스는 18일 문학 삼성전에 선발 등판했다. 지난달 27일 목동 넥센전 이후 3연패 수렁에 빠진 레이예스는 이날 경기를 통해 반전을 꾀했으나 초반부터 고전을 면치 못했다.
레이예스는 3-9로 뒤진 6회 1사 주자없는 가운데 박석민을 상대하다가 머리를 맞혀 자동 퇴장됐다. 이는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선수 보호를 위한 규정에 따른 조치다.

KBO는 올 시즌을 앞두고 선수 보호를 위해 '주심은 투구(직구)가 타자 머리 쪽으로 날아왔을 때 맞지 않더라도 1차로 경고하고 맞았거나 스쳤을 때에는 고의 여부와 상관없이 투수를 퇴장 조치한다'는 조항을 재시행키로 했다. 이에 따라 레이예스는 자동 퇴장된 것이다. 
상황은 이렇다. 레이예스가 던진 5구째 직구(147km)가 박석민의 헬멧에 그대로 맞았다. 공이 맞는 순간 헬멧이 벗겨질 만큼 위협적인 투구였다. 박석민은 그대로 쓰러져 고통을 호소했고 레이예스는 이계성 주심의 퇴장 명령이 나오기 전에 덕아웃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대신 여건욱이 마운드에 올랐다.
투수가 타자에게 몸에 맞는 공을 던지면 모자챙이라도 살짝 만지며 미안하다는 제스처를 취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레이예스는 박석민을 향해 그 어떤 사과의 제스처도 보이지 않았다. 마치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했다. 박석민은 대주자 김태완과 교체된 뒤 한동안 분노를 삭히지 못했다. 충분히 그럴 만도 했다.
박석민은 현대 유비스 병원으로 후송돼 정밀 검진을 받았다. 다행히도 큰 부상은 아니었다. 삼성 홍보팀 관계자는 "박석민은 CT 및 X-RAY 촬영 결과 골절 소견은 없으며 두피에 피가 고여 있으나 수일내에 없어지므로 문제될 건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지난해 9월 8일 잠실 LG전서 아찔한 순간을 경험했다. 1번 좌익수로 선발 출장한 배영섭은 6회 세 번째 타석에서 LG 선발 레다메스 리즈의 151km 직구에 머리를 맞고 그대로 쓰러졌다. 배영섭은 이후 어지럼증, 착시 등 후유증에 시달렸다. 아직도 그는 사구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삼성은 지난해의 사구 악몽이 재현될까봐 노심초사할 수 밖에 없었다.
고의 여부를 떠나 사과의 제스처를 취하는 건 기본 예의다. 선의의 경쟁 속에도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는 동업자 의식 때문이다. 국내 무대 데뷔 2년차 레이예스가 한국 야구의 정서를 모를 리 없다. 그렇기에 외국인 선수라는 이유로 면죄부를 받는 건 말도 안된다.
한국 음식을 즐겨 먹는다고 문화 적응을 잘 하는 건 아니다. 서로 지켜야 할 예의도 숙지해야 한다. 어쩌면 레이예스의 이러한 행동은 한국 야구를 무시하는 처사로 비춰질 수도 있다. 이날 레이예스의 실력과 인성 모두 낙제점이었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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