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이 올해 들어 전성기 못지 않은 괴력을 뽐내는 가운데 그의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 여부가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승엽은 각종 국제 대회에서 결정적인 한 방을 터트리며 한국 야구의 위상을 높이는데 크게 앞장섰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등 영광의 순간마다 그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이승엽은 지난 16일 발표된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 1차 예비 엔트리에 포함됐다. 하지만 이승엽의 대표팀 은퇴 의지는 확고했다. "이번 뿐만 아니라 이제는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일이 없을 것 같다"는 게 그의 말이다.

이승엽은 "예전에도 말했지만 나보다 더 잘 하는 선수들이 많다. 이제 대표팀의 주인공은 20대 선수들이다. 그 선수들이 경기를 풀어 나가야 한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 야구는 여전히 이승엽을 필요로 한다. 국제 무대에서 이승엽 만큼 뛰어난 해결사는 없었다. 이승엽만이 할 수 있는 부분이 존재한다.
인천 아시안게임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 이어 12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이다. 수많은 야구팬들은 이승엽의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뛰는 모습을 보길 원한다. 이승엽 또한 이번 대회에서 국가 대표팀 고별 무대를 가진다면 더욱 의미있을 듯.
그럼에도 이승엽의 마음은 조금도 변함이 없었다. 그는 "박병호(넥센), 최형우(삼성) 등 훌륭한 타자들이 있기 때문에 내가 갈 필요가 없다. 내가 그들보다 잘한다는 보장도 없고 경험이 풍부하다는 게 유일한 장점인데 그걸 믿고 가면 안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제는 이승엽을 놓아줄 때가 된 것 같다.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등 떠밀려 가는 건 더더욱 아니다.
이승엽이 대표팀에서 은퇴하려는 것은 자신의 역할이 끝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젠 그만해야 할 것 같다. 나라를 위해 열심히 하고 내가 쳐서 대표팀에 도움이 됐던 운도 이제 다 된 게 아닌가 싶다"며 "실력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운도 있어야 한다. 이젠 그 운이 다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승엽에 대한 기대치는 여전히 높다.
팬들의 걱정과 아쉬움, 혹시 쏟아질지도 모르는 비난에 대한 부담감이 지금 이승엽을 짓누르고 있을 수도 있다. 이제 이승엽을 놓아줄 때다. 이승엽이 한국 야구의 영웅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우리의 욕심을 멈출 필요도 있다. 지금껏 그가 보여줬던 활약상 만으로 우리는 충분히 행복했다. 이제라도 이승엽의 큰 짐을 덜어주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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