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무적함대라는 화려한 수식어를 가지고 있는 스페인이 대서양에 가라앉았다. 브라질 월드컵이 시작된 지 고작 일주일 만에 대회 최대 이변이 연출됐다.
스페인은 19일(이하 한국시간) 리우 데 자네이루의 마라카낭 스타디움에서 열린 칠레와의 조별리그 B조 두 번째 경기에서 전반 20분 바르가스, 전반 43분 아랑기즈에게 연속골을 얻어맞은 끝에 0-2로 졌다. 네덜란드와의 첫 경기에서 1-5로 대패했던 스페인은 이번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으나 오히려 칠레의 날카로운 공격에 치명상을 입으며 조기 탈락의 수모를 맛봤다. 호주와 함께 이번 대회 나란히 탈락이 확정됐다.
전무후무한 메이저대회 3회 연속 우승(유로2008, 2010 남아공 월드컵, 유로2012)의 금자탑을 쌓은 스페인은 이른바 티키타카로 불리는 특유의 짧고 정교한 패싱 플레이를 앞세워 승승장구했다. 최근 들어 몇몇 문제점이 지적되기도 했지만 그래도 전력과 경험에서 최정상급 평가를 받았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독일과 함께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뽑히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첫 경기부터 꼬였다.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 1-5로 참패했다. 먼저 골을 넣었지만 전반 종료 직전 반 페르시에게 그림 같은 헤딩 동점골을 내준 뒤 급격하게 흔들렸다. 후반에 공격적으로 나섰지만 오히려 수비 뒷공간에 문제점을 노출하며 무려 4골을 내줬다. 스페인 영광의 상징으로 여겼던 카시야스 골키퍼는 두 차례나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는 등 우왕좌왕이었다. 경기 후 스페인의 는 “국제적 망신”이라는 말로 대표팀의 부진을 일갈했다.
칠레전에서는 경기에는 변화를 택했다. 티키타카의 핵심인 사비 에르난데스, 그리고 부동의 중앙 수비수 헤라르드 피케를 빼고 페드로와 하비 마르티네스를 넣어 반전을 노렸다. 그러나 오히려 이도 저도 안 되는 모습으로 칠레의 빠른 역습에 그대로 무너졌다. 중앙에서의 패스 연결이 끊기며 바르가스에게 선제골을 허용했고 카시야스 골키퍼의 펀칭이 멀리가지 못하며 아랑기즈에게 추가골을 내줬다.
급해진 스페인은 코케까지 투입하며 더 공격적으로 나섰으나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부츠케츠는 문전 앞에서의 쉬운 득점 기회를 놓치며 고개를 숙였고 이후에는 유효적절한 공격 전개가 되지 않으며 가는 시간만 탓할 수밖에 없었다. 대회 초반부터 뭔가 충격적인 결과가 계속 쏟아지고 있는 브라질 월드컵의 최대 이변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스페인이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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