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함대’ 스페인이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초라하게 퇴장했다.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이 이끄는 스페인은 19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의 에스타디오 두 마라카낭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 칠레와 경기서 0-2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2패를 기록한 스페인은 나란히 2승을 거둔 네덜란드와 칠레에 밀려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겪었다.
2010 남아공월드컵 우승팀인 스페인의 처참한 몰락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2014 브라질월드컵이 개막하기 전까지만 해도 이번 월드컵 우승후보 1순위는 단연 스페인이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연패(2008·2012년), 2010 남아공월드컵 우승을 이끈 ‘황금세대’가 메이저 대회 4연패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모두의 관심이 모아졌다.

‘황금세대’라는 이름에 걸맞게 선수들의 면면도 여전히 화려했다. 골키퍼부터 공격수까지 전포지션의 모든 선수가 세계정상급 실력을 갖춰 빈틈을 찾아볼 수가 없다. 스페인의 수호신 ‘성(聖) 이케르’ 카시야스를 비롯해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사비 알론소, 세르히오 라모스, 사비 에르난데스 등 ‘월드클래스’급 선수들이 포진해있다. 여기에 이번 대회를 앞두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에이스 디에구 코스타까지 합류하며 한층 더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연 결과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는 것이었다. 조별리그 첫 경기서 네덜란드에 1-5 완패를 당하더니 2차전 칠레와 경기서도 상대의 압박에 고전하며 ‘무적함대’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무너졌다. 단 두 경기만에 2패를 기록하며 조별리그 탈락 확정이라는 성적표는 스페인이 받아들기에는 너무나 초라한 것이었다.
물론, 월드컵은 유독 ‘디펜딩 챔피언’들에게 야박했다. 1962년 브라질 이후 월드컵 연속 우승에 성공한 팀은 단 하나도 없고, 2002년의 프랑스나 2010년의 이탈리아처럼 전 대회 우승팀이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하고 탈락한 사례도 종종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6월까지 A매치 28경기 무패행진(24승 4무)을 기록하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스페인에는 해당하지 않는 이야기일 것만 같았다. 오히려 월드컵 디펜딩 챔피언의 가혹한 역사를 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결국 스페인은 잔인하게 반복된 역사의 희생양이 됐다. 스페인은 월드컵 2연패와 메이저 대회 4연패의 꿈은커녕 자존심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고 고국으로 돌아가게 됐다. 그리고 우승후보 1순위 스페인의 탈락으로 인해 2014 브라질월드컵은 개막 일주일 만에 최대의 이변을 맞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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