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칠레] 카시야스의 '브라질 악몽'... '수호신'은 없었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06.19 05: 55

‘성(聖) 이케르’. 마드리드의 수호신이자 스페인 축구대표팀의 수호신인 이케르 카시야스(33)를 일컫는 별명이다. ‘무적함대’의 골문을 지키는 카시야스는 존재감만으로도 상대 공격수들에게 위압감을 주는 가장 뛰어난 골키퍼 중 하나다.
하지만 브라질이 카시야스를 집어삼켰다.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이 이끄는 스페인은 19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의 에스타디오 두 마라카낭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 칠레와 경기서 0-2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2패를 기록한 스페인은 나란히 2승을 거둔 네덜란드와 칠레에 밀려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겪었다.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이 조별리그에서 이토록 무기력하게 2패를 기록하며 탈락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들 자신조차도 말이다. 하지만 이미 물은 엎질러졌고, 스페인은 같은 조의 호주와 함께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먼저 탈락을 확정지은 팀이 됐다.

그 중심에는 카시야스가 있었다. 스페인의 수호신 카시야스는 네덜란드와 칠레를 상대한 2경기서 7실점이라는 치욕적인 기록을 남겼다. 네덜란드전에서 5골을 내주더니 칠레전에서도 불완전한 모습으로 전반에만 2골을 허용했다. 월드컵 본선 최다 실점(2골) A매치 역대 최다 경기 무실점(87경기) 등 각종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카시야스의 이름에 걸맞지 않은 성적표였다.
사실, 카시야스에게 이번 대회는 영광의 기회가 될 수 있었다. 지난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전 포르투갈전을 시작으로 네덜란드와 결승전까지 단 한골도 내주지 않은 카시야스는 433분간 무실점 행진을 이어오고 있었다. 네덜란드전에서 85분만 버텨냈다면 왈테르 젠가의 517분 무실점 기록을 경신해 역사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네덜란드전에서 5골을 내주며 무너진 카시야스는 자신이 역사가 될 기회도, 팀이 역사가 될 기회도 모두 놓치고 말았다.
단 두 경기였지만, 카시야스의 장점인 안정감과 세컨드볼 처리, 팀을 이끄는 리더로서의 면모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카시야스의 존재감이 무너진 순간, 스페인의 골대에도 안정감이 사라졌다. 수비진의 실수가 일차적인 원인이라 할지라도, 카시야스 역시 잇딴 실수를 범하며 무적함대의 침몰에 원인을 제공한 셈이다.
이번 월드컵은 카시야스에게 있어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내용도 결과도 모두 상처만 남긴 2014 브라질월드컵 이후의 스페인, 그리고 카시야스의 행보가 궁금해질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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