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에 이어 대표팀에서도 티키타카의 시대가 저무는 것일까.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이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일찌감치 짐을 쌌다. 티키타카는 이를 파쇄하는 전술에 무기력했다.
스페인은 19일(이하 한국시간) 리우 데 자네이루의 마라카낭 스타디움에서 열린 칠레와의 조별리그 B조 두 번째 경기에서 0-2로 지면서 2연패로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전반 20분 바르가스, 전반 43분 아랑기즈에게 연속골을 얻어맞은 끝에 0-2로 끌려갔고 후반 몇 번의 결정적인 기회도 날리거나 브라보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분루를 삼켰다.
스페인의 조별리그 탈락은 말 그대로 충격이다. 3연속 메이저대회 정상에 올랐던 스페인은 여전히 강력한 티키타카 축구로 무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상대를 상대 진영에 가둬놓고 여유있게 볼을 돌리며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 스페인의 축구는 상대를 농락하는 것과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위력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철저하게 분석당했다. 물론 그 핵심인 사비 에르난데스 등 몇몇 선수의 노쇠화도 문제였지만 기본적으로는 강력한 압박으로 티키타카의 물줄기를 끊어버리려 달려드는 상대의 전술이 스페인의 목을 졸랐다. 네덜란드는 5-3-2 전술을 유기적으로 사용하며 스페인의 중원과 공격수들을 거칠게 압박했고 칠레도 강력한 압박과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스페인을 순식간에 베어 버렸다.
여기에 가장 근간이 되는 수비는 문제를 일으켰다. 카시야스 골키퍼가 사정없이 흔들린 것을 비롯, 알바-라모스-피케-아스필리쿠에타로 이어지는 포백은 상대의 빠른 돌진에 무너졌다. 수비가 흔들리는 티키타카는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여기에 방점을 찍어줄 만한 공격수의 부재도 더 빠른 붕괴를 야기시켰다. 야심차게 뽑은 디에구 코스타는 2경기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티키타카의 시대가 갔다는 평가도 있다. 이 축구의 대명사로 군림했던 바르셀로나가 최근 몇 년간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12-2013 시즌 당시 바르셀로나를 무너뜨린 것은 중압과 압박, 속도로 대변되는 바이에른 뮌헨(독일)의 압박 축구였다. 여기에 이어 스페인도 이번 월드컵서 무너졌다. 한편 이 축구의 신봉자라고 할 수 있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바이에른 뮌헨도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역시 레알 마드리드에 힘없이 졌다. 스페인의 탈락은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신호탄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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