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오승환 공백 실감…마무리 바꿔야 하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6.19 06: 02

역시 오승환 공백을 무시할 수 없었다.
1위 삼성이 지난 몇 년간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고민을 시작했다. 바로 마무리 문제다. '끝판대장' 오승환이 있을 때에는 마무리 고민을 할 필요가 없었다. 각팀들이 저마다 마무리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삼성은 두 팔짱 끼고 여유있게 오승환의 마무리를 감상했다. 마무리 블론세이브는 1년에 한두 번이면 충분했다.
오승환은 2006년 블론세이브 5개가 개인 한 시즌 최다였고, 2011~2013년 3년간 블론세이브가 총 4개 뿐이었다. 통산 277세이브를 따내는 동안 블론은 19개로 세이브 성공률이 무려 93.6%였다. 특히 마지막 3년 동안 그의 세이브 성공률은 무려 96.6%로 경이적인 수준이었다.

오승환의 존재는 삼성이 통합우승 3연패 포함 2005년 이후 5번의 우승을 차지하는 데 있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그랬던 오승환이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구단 동의 하에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하며 한신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었다. 빈자리를 걱정했지만 임창용이 미국에서 돌아와 자연스럽게 바톤터치됐다.
기대대로 임창용은 시즌 초반 언터쳐블이었다. 시즌 첫 9경기에서 2승6세이브 평균자책점 제로로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펼쳤다. 9⅓이닝 무자책점 행진으로 안정감을 뽐냈다. 시즌 초반 안지만이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해 흔들리는 상황에서 임창용의 완벽 마무리는 삼성이 생각보다 빠르게 궤도에 오른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5월 중순 이후 급격하게 무너지고 있다. 최근 13경기에서 2승1패8세이브를 기록하고 있지만 평균자책점이 6.39에 달한다. 한 달 사이에 블론세이브가 무려 5개나 된다. 12⅔이닝 동안 볼넷 9개와 사구 1개로 제구가 흔들리고 있으며 피안타율도 2할8푼8리. 이제는 그에 대한 믿음보다 불안이 더 앞서고 있다.
시즌 성적은 22경기 4승1패14세이브 평균자책점 3.68. 세이브는 손승락(넥센·16개)에 이어 2위이지만 블론세이브 5개와 함께 평균자책점이 3점대 중반 이상으로 치솟았다. 타고투저 시대와 함께 마무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지만 임창용은 최근 한 달 사이 급격하게 무너지고 있어 더욱 우려스럽다.
임창용은 올해 우리나이로 만 38세 노장이다. 여전히 150km 안팎 강속구를 뿌리지만 이 스피드를 꾸준히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제구가 정교한 편이 아니라 볼넷으로 주자를 쌓은 뒤 정면승부하다 결정타를 맞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확실한 결정구가 없어 상대 타자들도 어느 정도 노림수를 갖고 온다.
지금 상황이 반복되면 삼성도 마무리 교체를 한 번 고려해 볼 만하다. 그러나 대안이 마땅치 않다. 셋업맨 안지만이 18일 가벼운 어깨 통증으로 1군에서 말소됐고, 차우찬은 중간에서 길게 많이 던지는 역할을 해야 한다. 류중일 감독 성향상 마무리투수 같은 중요한 보직을 쉽게 바꾸지도 않는다.
류중일 감독은 "나이를 못 속이는 것 아닌가 싶다. 맞을 수 있는데 왜 직구로만 승부할까라는 아쉬움은 있다. 항상 결과론일 뿐"이라며 "감독 마음 같아서는 마무리가 완벽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완벽하면 사람이 아니다. 임창용도 사람이다. 신이 아니다"고 말했다. 오승환이라는 신이 있었기에 그 공백이 더 커보인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