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녀괴담'(오인천 감독)이 올 유일하면서도 최초로 선보이는 한국 공포영화로 관객들을 만난다. 코믹공포 장르 속에 비극을 겪은 요즘 우리에게 더욱 뜨끔할 만한 메시지가 있다.
19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언론배급시사회를 갖고 첫 공개된 '소녀괴담'은 귀신을 보는 특별한 능력을 가졌지만, 어린 시절 죽은 친구를 본 기억으로 고향을 떠나 늘 외톨이로 지내 온 소년 인수(강하늘)가 전학간 학교에서 우연히 또래의 소녀귀신(김소은)을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려냈다.
공포영화의 명맥 유지가 힘든 한국영화계에서 올해 유일하게 선보이는 공포물로서 우선 기본적인 의미가 있다. 영화는 코믹, 로맨스와의 장르 교합이 이뤄지며 정통 공포에서는 살짝 비껴났다. 로맨스는 감성을 건드리고, 코믹한 요소는 순간 순간 무서운 장면속에서도 시종일관 낄낄거리게 만든다.


특히 영화는 '코믹'을 담당하는 배우 김정태에게 의지하는 바가 크다. 그는 인수처럼 역시 귀신을 보는 인수의 삼촌으로 분해 특유의 장기인 코믹 연기를 펼치는데, 영화 속 환기와 이완을 담당한다. 다양하게 골라 먹는 사탕들처럼, 어느 쪽에 무게를 두고 보느냐에 따라 감상이 달라질 전망.
이번 작품으로 첫 영화 주연으로 나선 강하늘은 공연과 드라마 등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쌓은 탄탄한 경험만큼 안정된 연기를 선보이고, 실제 중앙대학교 동기인 김소은과의 그림도 좋다. 이 외에 한혜린, 박두식, 주민하, 주다영 등 조연진의 활약 역시 영화의 큰 축이다.
한국 대중이라면 대다수가 알 만한 '마스크 괴담'을 소재의 하나로 끌어와 이야기와 버무렸다.한국 공포물의 약점이 반복되어 온 식상함 속 장르 자체의 노쇠함이라고 한다면, '소녀괴담'은 지나치지 않게 깔려져 있는 B급 감성과 여러 장르의 조합이란 점에서 일면 새로운 면을 발견할 수 있다.
또 단순 공포물을 넘어 내용의 메시지에 대해 곱씹게 만드는 부분도 있다. 학교 폭력, 정의로운 희생자 등의 소재를 넘어 얼마 전 세월호 참사라는 전국민적 비극을 겪은 우리에게 '방관자'에 대한 자기 반성을 하게 만든다. '모두가 알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는 비밀'이란 대사가 의미심장하다. 15세 이상 관람가, 7월 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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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괴담' 포스터,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