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는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겁니다"
얼마전 KIA 양현종과 인터뷰를 할 때 그에게 에이스의 책무가 무어냐고 물었다. 돌아온 답은 "예전에는 나만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떻게든 팀을 위해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것이 에이스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양현종은 1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넥센과의 시즌 9차전에 선발등판해 역투를 펼쳤다. 성적은 7이닝동안 8탈삼진을 곁들여 5피안타 4볼넷 1실점. 양현종에 이어 최영필과 어센시오가 무실점으로 막고 3-1로 승리. 양현종은 기분좋은 시즌 8승을 낚았다.

1회 아찔한 순간이 있었다. 1사후 이택근의 강습타구에 왼쪽 허벅지를 강타당했다. 그대로 쓰러져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다. 다행해 맞은 부위가 무릎 위쪽의 근육 부분이었다. 몇 분 뒤 다시 일어나 훌훌 털고 연습투구후 괜찮다는 신호를 보냈다. 그러나 상태는 온전치 못했다. 다리를 절룩거릴 정도였다.
투구를 재개했으나 위기가 찾아왔다. 1회초 1사1루에서 유한준에게 좌익선상으로 빠지는 2루타를 맞았다. 그러나 박병호와 강정호를 삼진으로 솎아냈다. 2회에는 선두 윤석민에게 우익수 옆 2루타를 맞았지만 볼넷 하나만 내주고 범타 처리했다. 허도환의 안타성 타구를 걷어낸 중견수 김주찬의 호수비가 있었다.
이후 3이닝은 무안타 무실점 호투. 6회가 고비였다. 1사후 유한준에게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몰리면서 중월 솔로홈런을 내주고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 박병호를 볼넷으로 출루시켰고 강정호의 좌전안타를 내주고 1,3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윤석민은 삼진, 로티노는 유격수 땅볼로 유도하고 역전을 막았다.
7회까지 마운드에 오른 양현종은 선두 타자를 볼넷으로 출루시켰으나 역시 삼진과 범타로 막아내는 호투를 이어갔다. 투구수는 119개. 5피안타 2볼넷 8탈삼진 1실점. 지난 6월 13일 사직 롯데전 1⅓이닝 7실점의 부진을 씻어내는 완벽투였다. 아픈 다리를 끌고도 에이스의 길을 외면하지 않았다. 방어율도 3.70에서 3.51로 끌어내렸다.
경기후 양현종은 "타구에 맞아 던지는데 지장이 있었지만 이전 경기에서 너무 안좋아 길게 던지고 싶었다. 길게 던져서 중간계투진의 부담을 덜어주고 싶었다. 성우형의 리드가 좋았고 야수들이 결정적일 때마다 좋은 수비를 해줘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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