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과의 첫 경기에서 대승을 거두며 네 번째 월드컵 우승을 향한 진군을 시작한 독일이 ‘뜨거운 감자’인 필립 람(31, 바이에른 뮌헨)의 포지션을 미드필더로 고정할 전망이다.
한지 플릭 독일 대표팀 수석코치는 19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훈련 종료 후 독일 언론과 만나 “설사 마츠 후멜스가 부상에서 돌아오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람을 미드필더로 투입시킬 것”이라고 공언했다. 측면 풀백과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오고 가고 있는 람의 이번 대회 포지션은 미드필더라는 것을 못 박은 셈이다.
독일은 중앙 수비수인 후멜스가 포르투갈전에서 허벅지에 부상을 당함에 따라 수비선 운영에 고민을 가지고 있었다. 포르투갈전에서 좌우 측면을 맡았던 '본업 센터백' 제롬 보아텡과 베네딕트 회베데스 중 하나의 중앙 이동이 불가피했고 그렇다면 측면을 맡아줄 선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바이에른 뮌헨 유스 시절 오른쪽 풀백으로 경력을 시작했던 람은 슈투트가르트 임대 시절 왼쪽으로 자리를 바꿔 대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왼쪽은 물론 오른쪽에서도 세계 최정상급 기량을 선보이고 있고 홀딩 미드필더 역할도 쏠쏠하게 수행하며 소속팀과 대표팀의 만능키로 떠올랐다.
지난 17일 열렸던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는 홀딩 미드필더로 출전해 포백을 보호함은 물론 포르투갈의 빠른 윙어들을 1차적으로 견제하는 임무를 맡아 4-0 대승의 소금 역할을 했다. 다만 독일은 현재 측면 수비, 특히 왼쪽 풀백에 약점을 가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람의 포지션은 팀 내 최고 화두가 된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람의 포지션이 미드필더로 고정된 것이다. 핵심 미드필더인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의 몸 상태가 썩 좋지 못하다는 것도 고려된 사안으로 보인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바이에른 뮌헨 부임 이후 홀딩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람의 홀딩 미드필더 재능을 가장 먼저 주목한 이는 요하킴 뢰브 현 독일 대표팀 감독과 한지 플릭 수석코치다. 유로2012를 전후해 이미 람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투입시키는 전술을 사용한 바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전술과는 무관하게 람이 이 포지션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는 코칭스태프다.
한편 핵심 수비수들인 마츠 후멜스와 제롬 보아텡은 부상 정도가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아텡은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 중이며 포르투갈전에서 허벅지 부상을 당해 교체됐던 후멜스는 개인 훈련을 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플릭 코치는 “우리는 환상적인 의료진을 보유하고 있다. 후멜스도 가나와의 두 번째 경기 출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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