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수목드라마 '골든크로스'가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 속 배우들의 연기 대결로 시청자에 즐거움을 선사했다. 복수를 위해 치열한 두뇌게임을 벌이는 인물을 연기한 배우들의 명연기가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지난 19일 방송된 '골든크로스' 최종회에서는 서동하(정보석 분)의 죄를 만천하에 공개하고 복수에 성공하는 강도윤(김강우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강도윤은 한민은행의 새 주인이 돼 모든 것을 바로잡은 듯 했지만 출소 후 다시 골든크로스를 결성하려는 서동하의 모습이 그려지면서 여운을 남겼다.
특히 골든크로는 우리나라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상위 0.001%의 비밀클럽인 골든크로스에서 벌어지는 암투와 음모, 또 이들에게 희생된 평범한 한 가정의 복수를 그린 탐욕 복수극으로, 다소 어려울 수 있었던 극의 내용은 초반 시청자의 시선을 쉽게 사로잡지는 못했다. 하지만 시청자가 오롯이 몰입할 수 있게 하면서 초반 시청률 5%대에서 후반 11%대까지 두 배가량 수직 상승할 수 있던 이유는 김강우, 정보석의 팽팽한 연기대결에서 찾을 수 있다.

정보석은 극 초반 연예인 성상납, 살인 등 자극적인 소재도 서동하라는 인물이 충분히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해냈다. 그가 철저한 악인이라는 사실은 분명하지만, 열등감에 휩싸인 그의 분노를 폭력적인 권력욕으로 풀어낸 정보석은 미쳐 날뛰는 광기에 비굴함, 또 피비린내 나는 비릿한 비웃음으로 모두 표현해냈다.
김강우도 서동하가 모든 것을 망쳐놓은 판 위에 던져지며 열정만 있던 어수룩한 모습에서 죽다 살아난 후 냉철한 테리 영의 옷을 입는 모습을 보이면서 그의 짜릿한 복수를 기대하게 했다. 김강우는 복수를 위해 어머니를 외면해야 하는 순간 터트린 오열과 복수를 위해 울분을 다스리는 내면 연기를 깊은 숨소리, 또 시시각각 변하는 눈빛으로 모든 것을 설명했다.
또 정보석, 김강우의 대면 장면에서는 매 순간 불꽃튀는 폭발적인 시너지효과가 발휘됐다. 악인과 선인을 차치하고 두 인물 모두 충분한 명분이 있었기에, 하늘 아래 한 명만 살 수 있는 치열한 대결은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을 발휘했다. 여동생과 아버지를 죽이며 자신의 가정을 박살 낸 정보석을 향한 분노를 꾹꾹 눌러 담다가 한순간 폭발한 김강우, 또 김강우의 총구 앞에서 살기 위해 발버둥치다가 법제도권 안에 들어가 비로소 다시 당당해지는 정보석의 모습은 권선징악, 인과응보 외에도 약육강식의 모든 클리셰를 효과적으로 담아냈다는 평이다.
한편,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시청률 10.1%의 기록으로 퇴장한 '골든크로스' 후속으로는 '조선총잡이'가 방송된다. '조선총잡이'는 조선 개화기를 배경으로 조선의 마지막 칼잡이 박윤강이 영웅 총잡이로 돼가는 과정을 그린 감성액션로맨스 드라마다. 오는 25일 오후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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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크로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