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어커플’의 러브라인이 조금 더 진행됐다. 서로를 향해 관심을 보이고 있는 두 사람의 묘한 기류와 갑작스런 포옹 등은 아주 잠깐임에도 시청자들의 마음을 빼앗았다.
지난 19일 오후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너희들은 포위됐다'(이하 '너포위')에서는 서로를 향해 달라진 감정을 느끼는 은대구(이승기 분)와 어수선(고아라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은대구는 11년 전 어머니(김희정 분)를 죽였던 범인 구둣발 조형철(송영규 분)을 체포하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서판석(차승원 분)과의 해묵은 오해는 완전히 풀리게 됐고, 과거 은대구가 김지용이었던 시절 인연을 맺었던 어수선은 자신의 일인 것처럼 이를 함께 기뻐했다.

범인을 잡았음에도 은대구는 어머니 살해 사건의 용의자가 한 명 더 있다고 주장했다. 맨 처음 어머니를 죽이고 펜던트를 흘리고 간 용의자가 아직 남아있다는 것. 그에 따라 서판석과 은대구는 조형철을 심문했지만 이미 유문배(정동환 분)에게 충성을 보내고 있는 강남경찰서장 강석순(서이숙 분)에게 협박을 당한 그는 끝내 진실을 밝히지 않았다.
복잡한 상황에도 은대구와 어수선의 감정은 발전했다. 때때로 서로를 바라보며 눈을 떼지 못했다. 서판석은 우연히 어수선과 함께 운동을 하다 “둘이 사귀는 것이 아니냐”라고 떠보기까지 했다. 그러나 어수선은 “아니다. 안 사귄다”, “절대 아니다. 나는 사내 연애 반대주의다”, “집토끼는 잡아먹는 게 아니다”라고 극구 부인했다. 그러나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법. 그런 의미에서 은대구와의 관계에 대해 부인하는 어수선의 모습은 눈길을 끌었다.
어머니의 복수를 위해 차갑게 마음이 식어 있던 은대구는 범인을 검거하고 조금씩 사건이 해결돼 감에 따라 어수선에 대한 마음도 커지는 모습을 보였다. 자신을 파트너라 부르며 챙기는 어수선을 향한 눈빛이 조금 더 깊어진 것.
그러던 중 두 사람의 러브라인이 극적으로 발전하는 또 한 번의 계기가 찾아왔다. 어머니의 납골당을 다녀온 은대구는 우연히 길에서 어수선을 만났고, 달려오는 차로부터 그를 보호하기 위해 포옹을 하게 됐다. 두 사람 사이에 어색한 기류가 흘렀던 것은 당연한 일.
다시 한 걸음을 가게 된 ‘은어커플’의 러브라인 전개에 시청자들은 설렘과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사실 지금까지 ‘너희들은 포위됐다’는 은대구의 어머니 살인 사건의 복수와 범인 추리가 드라마의 주를 이루는 만큼 러브라인의 전개가 빠르지는 않았던 편이다. 그러나 드라마가 반환점을 돈 만큼 두 남녀의 관계에도 획기적인 변화가 있지 않겠냐는 것이 시청자들의 주된 반응이다.
방송 말미 은대구는 어수선 어머니를 돕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온라인 상에서 어수선의 어머니 장향숙(오영실 분)이 한 여성에게 가방으로 폭력을 당하는 모습이 그려졌고, 그는 분노한 어수선을 대신해 영상에 나오는 여인을 찾아갔다. 심상치 않은 기운을 풍기는 이번 사건을 통해 은대구와 어수선의 관계는 한 층 발전할 수 있을까. 기대감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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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포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