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 범람하는 야구판, 군계일학 김승회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6.20 10: 40

2014년 프로야구는 블론세이브가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다. 타고투저 시대에 마무리투수들은 상대 타선을 견뎌내지 못하고 있다. 한 점차 승부에서 홈런이 나오는 건 이제 일상다반사고, 정면승부를 펼치지 못하면서 볼넷까지 늘어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때문에 각 팀 주전마무리 투수들은 블론세이브를 거듭하고 있다. 임창용(삼성)이 가장 많은 5번을 기록 중이고, 이용찬(두산), 손승락(넥센)이 각각 4번씩 블론세이브를 했다. 박희수(SK), 봉중근(LG), 어센시오(KIA), 송창식(한화)도 3번씩 블론을 했다.
7회 이후에 기록되는 블론세이브는 마무리투수 뿐만이 아니라 셋업맨들도 피해갈 수 없다. 이동현(LG)이 4번, 손민한(NC), 안지만(삼성), 김태영(KIA), 진해수(SK)가 각각 3번씩 팀 승리를 지켜내지 못했다. 이들 중 송창식은 필승조 보직에서 내려왔고, 손승락은 부진으로 박희수는 부상으로 각각 1군에서 말소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최소한 롯데 뒷문은 블론세이브 시대에 '무풍지대'라고 할 만하다. 롯데의 팀 블론세이브는 단 5번으로 리그에서 가장 적다. 시즌 초 마무리였던 김성배가 2번, 정대현이 2번을 기록했을 뿐이고 좌완 이명우가 1번 저질렀다. 그리고 주전 마무리투수 김승회는 현재까지 블론세이브 '0'을 기록 중이다.
19일 마산구장에서 벌어진 롯데-NC전은 경기 막판 뜨겁게 달아올랐다. 롯데가 8회초 박종윤의 역전 스리런으로 경기를 뒤집었고, 곧바로 NC는 8회말 한 점 따라가며 5-7로 2점 차까지 추격했다. 9회말 마운드에 올라 간 김승회는 타자 3명을 간단하게 잡아내면서 팀 승리를 가볍게 지켜냈다. 시즌 10세이브.
시즌 중반 마무리투수를 맡은 김승회는 10세이브로 이 부문 7위에 머물러 있다. 그렇지만 김승회의 진가는 세부성적에서 나타난다. 일단 김승회는 두 자릿수 세이브를 올린 선수 가운데 블론세이브가 없는 유일한 투수다. 게다가 평균자책점 2.40은 마무리투수 가운데 유일한 2점대 평균자책점이다.
물론 김승회도 실점은 있다. 30이닝을 소화하면서 실점 8점이 있다. 중요한 건 결코 리드를 넘겨주지 않고 팀 승리를 지켜냈다는 점이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김승회는 점수 차가 3점이면 2점, 2점이면 1점을 내주는 일이 있어도 무조건 팀 승리는 지켜낸다. 실점을 안 하면 좋겠지만, 마무리투수라면 어쨌든 팀 승리를 지켜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김승회의 활약에 높은 점수를 준다.
김승회는 "어떤 보직이든지 올해는 '30'이라는 숫자를 채우고 싶다. 셋업이면 30홀드, 세이브투수면 30세이브가 목표"라고 말한다. 현재 10세이브를 기록 중인 김승회는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충분히 달성 가능한 기록이다. 그렇게 된다면 롯데는 3년 연속 30세이브를 넘긴 마무리투수를 보유하게 된다. 마무리투수 수난의 시대, 김승회의 활약이 더욱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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