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가 어려운 상황을 십분 이용하지 못했다. 간판 스타들의 활약도 부진했다. 혼다 게이스케(28, AC밀란)와 가가와 신지(25,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나란히 침묵을 지킨 일본이 조별리그 탈락위기에 몰렸다.
일본은 20일(이하 한국시간) 나탈의 에스타디오 다스 두나스에서 열린 그리스와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C조 두 번째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1명의 우적 우세를 두고 싸운 경기였지만 일본의 공격력은 무뎠다.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여주며 그리스의 방패를 두드렸지만 결국 이렇다 할 상처를 남기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첫 경기에서 코트디부아르에게 역전패했던 일본은 이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마지막 경기가 객관적 전력에서 조 1위로 평가받는 콜롬비아였기 때문이다. 사실상 승리 확률이 그리 높지 않은 가운데 이번 경기에서 승점 3점을 따야 마지막 경기에서 희망을 걸어볼 여지가 있었다. 그러나 그리스의 밀집수비를 뚫어내지 못한 일본은 조별리그 통과의 가능성도 줄어들었다.
혼다와 가가와의 침묵이 결정적이었다. 코트디부아르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리며 체면치레를 했던 혼다는 이번 경기에서도 큰 기대를 받았다. 2선에서 공격 전개와 득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출격했다. 그러나 정작 그리스의 허리부터 들어오는 강한 압박에 막혀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게다가 혼다가 자랑하는 왼발은 좀처럼 위력을 발휘할 기회를 찾지 못했다.
이날 선발 명단에 빠져 히든카드로 활용된 가가와는 두 경기 연속 부진을 이어갔다. 자케로니 감독은 가가와를 후반 12분에 투입했다. 수적 우세를 안은 상황에서 좀 더 맹렬하게 공격을 펼치겠다는 승부수였다. 그러나 가가와는 이날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며 벤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단 한 차례의 슈팅 기회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간판스타 두 명이 나란히 침묵했던 결국 일본은 이번 경기에서 승점 1점에 그치며 사실상의 패배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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