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 파워 인터뷰] 안지만, "최강 필승조 자부심은 영원"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4.06.20 10: 40

"보호 차원에서 온 것이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수화기 너머 들리는 안지만(삼성 투수)의 목소리에는 힘이 넘쳤다. 오른쪽 어깨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안지만은 19일 오후 서주 미르 영상의학과에서 정밀 검진을 받고 몸편한 휴 의원에서 주사 치료를 받았다. 안지만은 이날 밤 OSEN과의 전화 통화에서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열흘간 푹 쉬면서 열심히 몸을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안지만은 홀드 부문 단독 1위를 질주 중인 안지만은 지난달 1승 7홀드(평균 자책점 0.77) 호투를 뽐냈으나 이달 7차례 등판을 통해 1패 5홀드(평균 자책점 4.32)로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이에 안지만은 "아무래도 칸투(두산)에게 당한 게 너무 컸다. 지금껏 야구하면서 한 선수에게 3연전 모두 당한 건 처음이었다"며 "마지막 경기에서는 반드시 잡겠다고 다짐했는데 마음이 앞서서 그런지 힘만 잔뜩 들어갔다. 이번 기회를 통해 또 하나 배웠다"고 겸손하게 대답했다.

안지만은 해마다 한 차례씩 2군에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이후 1군 무대에 복귀해 위력투를 뽐내며 자신의 존재 가치를 드러냈다. 안지만은 "해마다 2군에 다녀온 뒤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번에도 그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양일환 선생님을 비롯해 2군 코치님들께서 신경을 많이 써주신다. 많이 배워 1군에 복귀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안지만은 15일 대구 두산전서 123홀드째를 기록하며 통산 최다 홀드 신기록을 수립했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는 게 안지만의 생각. "(오)승환이형도 그랬듯이 승리든 세이브든 200차례를 돌파해야 인정받는 것 같다. 나 또한 꾸준한 모습으로 200홀드 이상 거두는 게 목표다. 은퇴 전에 기록 하나쯤은 세워야 하지 않겠나".
현대 야구에서 계투 요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주 크다. '허리 싸움에 달려 있다'고 표현할 만큼 계투진의 활약에 따라 팀의 성패가 좌우된다. 하지만 역할과 노력에 비해 보상은 턱없이 부족하다. 이른바 '마운드의 3D 업종'으로 불릴 만하다.
안지만 또한 "중간 투수들이 정말 고생이 많은 자리다. 맞든 안 맞든 다음날 또 대기해야 한다. 누가 맞고 싶겠는가. 매번 고생하는데 스포트라이트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게 아쉽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투수라면 누구나 선발 요원을 꿈꾼다. 프로 무대에 첫 발을 내디딘 신인 투수들도 "선발 10승이 목표"라고 말하지만 "10홀드를 거두는 게 목표"라고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안지만은 "나도 예전에는 선발 투수에 대한 욕심이 컸다. 아마추어 선수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하지만 필승조가 얼마나 매력적인 자린지 보여줘야 한다는 책임감도 든다"고 말했다.
안지만이 바라보는 필승조의 매력은 무엇일까. "위기 상황에 자주 등판해 짧은 순간이지만 타자를 제압하는 그 쾌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위기에 처한 팀을 구했다는 자부심은 정말 감동 그 자체다. 그러다 보면 나도 모르게 세러머니도 나온다. 그럴때 가장 멋지고 좋은 것 같다".
올 시즌 삼성 필승조의 균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안지만은 "최근 점수차를 보면 그런 게 있긴 있다. 가끔은 '뒤에 투수들이 많이 맞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삼성 라이온즈의 극강 마운드를 이끄는 멤버라는 자부심은 변함없다"며 "주변에서 걱정 섞인 이야기를 자주 하시는데 우리는 여전히 강하다고 믿는다"고 힘줘 말했다.
삼성은 탄탄한 마운드를 바탕으로 사상 첫 통합 3연패를 달성했다. 안지만은 극강 마운드의 핵심 멤버로 활약했던 자부심을 항상 잊지 않는다.
"삼성 투수만의 저력이 있기 때문에 정상 고지에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현욱이형, (권)오준이형, (오)승환이형, (권)혁이 등 극강 마운드를 이끌었던 주축 멤버들 모두 삼성 1군 엔트리에 없다. 이제는 뿔뿔이 흩어졌지만 한국 프로야구 역대 최고의 필승조를 이끌었던 주역이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래서 인지 많이 맞아도 개의치 않는다".
안지만은 "어느덧 선배 입장이 됐는데 이젠 후배들에게 그 자부심을 심어주고 싶다. 시즌이 끝났을때 '역시 삼성의 극강 마운드답다'는 찬사를 듣게끔 만들고 싶다. 열흘 뒤 1군에 복귀해 잘 할 수 있도록 확실히 준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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