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장 시키는 건 심판의 고유권한이다. 퇴장이라고 해서 퇴장했다."
SK 와이번스 이만수(56) 감독이 감독생활 첫 퇴장에 대한 소감을 말했다. 퇴장을 내리는 건 심판의 고유권한이니 존중한다면서도 판정을 내리는 과정에 대해서는 아쉽다는 뜻을 내비쳤다.
19일 문학구장에서 벌어진 SK-삼성전에 SK 선발로 로스 울프가 나섰다. 울프는 3회초 박한이에게 볼넷을 내준 뒤 최수원 구심의 볼 판정에 불만을 제기했다. 둘 사이에 언성이 높아지자 이만수 감독은 최 구심에게 달려가 그를 말렸고, 성준 수석코치와 조웅천 투수코치는 울프를 말리기 위해 마운드에 올라갔다.

이 과정에서 최 구심은 코칭스태프 3명이 한꺼번에 마운드에 올라간 것으로 간주, 이 감독에게 퇴장을 명령하고 울프는 다음 타자까지만 상대하게 하고 마운드를 내려가게 했다.
20일 경기를 앞두고 만난 이 감독은 "(퇴장은) 심판의 고유권한이다. 심판 권위를 떨어뜨리면 안 된다. 퇴장이라고 해서 퇴장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계속 항의하면 심판도 자신감을 잃고, 감독도 부담스러워 항의를 못 한다"고 전날 퇴장을 받아들인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물론 판정에 아쉬움이 없을리 없었다. 이 감독은 "어제는 경기 진행상황이 아니었다. 볼데드 상황 아닌가. 상식적으로 (중복 마운드 방문 규칙 적용)은 아니다. 만약 길거리에서 시민이 폭행하고 싸우는데 그걸 안 말리는가. 우리 선수가 퇴장을 당하려고 하니까 성준 코치도 가서 말린거다. 경기 진행상황이 아니었다. 그러면 벤치 클리어링도 전부 퇴장을 해야 하나"라고 토로했다.
감독생활을 하면서 첫 퇴장을 당한 이 감독은 "어제 감독실에서 TV로 나머지 경기를 봤다"고 했다. 상황이 벌어진 건 0-0 상황이었지만, 이 감독이 퇴장당한 뒤 울프가 1실점을 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고 이후 실점이 이어졌다. 결국 SK는 3-8로 졌다.
그는 "역시 리더가 없으면 팀이 무너진다는 걸 절실히 느꼈다"면서 "감독실에서 TV로 점수주는 걸 멍하니 바라보기만 했다. 정말 힘들더라. 답답했다. 그걸 지켜보는 팬들은 오죽하겠나 싶었다. 팬들 마음을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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