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고의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36, 유벤투스)도 코스타리카 돌풍의 희생양이 됐다.
이탈리아는 21일 새벽 1시(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헤시피 아레나 페르남부쿠에서 열리는 브라질 월드컵 D조 예선에서 전반 44분 터진 루이스에게 결승골에 허용하며 코스타리카에게 0-1로 패했다. 우루과이전 3-1승리에 이어 2연승을 달린 코스타리카는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잉글랜드전에 2-1로 이겼던 이탈리아는 1승 1패가 됐다.
부폰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최고의 골키퍼다. 8번째 메이저대회에 출전한 부폰은 로타 마테우스(독일, 9번째)에 이어 두 번째 최다출전을 기록했다. 그만큼 부폰은 이탈리아 ‘빗장수비’의 상징이다.

왼쪽 발목이 좋지 않았던 부폰은 지난 15일 잉글랜드와의 첫 경기에 결장했다. 골키퍼 살바토레 시리구는 부폰을 대신해 괜찮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팀의 주장이자 정신적 지주를 맡고 있는 부폰의 부재는 팀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 부폰의 복귀로 이탈리아는 최강전력을 회복했다.
이번 대회서 유독 골키퍼들의 실수가 두드러진다. 월드컵 공인구 ‘브라주카’의 슈팅이 변화무쌍해 대응이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대 러시아전 이고르 아킨페예프처럼 중거리슈팅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실점하는 경우가 많다.
부폰은 예외였다. 그는 전반 36분 코스타리카의 슈팅을 다이빙 선방으로 막아내며 클래스를 과시했다. 이어 전반 42분 코너킥으로 올라온 공도 한 손 선방으로 막아냈다. 위험지역에서 안정하게 공중볼을 처리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부폰이 세계최고 골키퍼로 불리는 이유였다.
하지만 부폰도 모든 슈팅을 막아내지는 못했다. 전반 43분 좌측에서 후니오르 디아스가 올린 크로스를 브라이언 루이스가 헤딩 선제골로 연결했다. 코스타리카는 루이스의 선제골을 잘 지켜 값진 승리를 따냈다.
이탈리아의 침몰은 월드컵에서 누구도 승리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줬다. 이제 이탈리아는 우루과이전이 남았다. 과연 부폰이 잉글랜드전 두 골을 폭발시킨 루이스 수아레스를 상대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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