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코스타리카] 피를로의 ‘밥상패스’도 먹지 못한 이탈리아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6.21 02: 54

아무리 밥상을 다 차려줘도 먹지 못하면 소용이 없었다.
이탈리아는 21일 새벽 1시(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헤시피 아레나 페르남부쿠에서 열리는 브라질 월드컵 D조 예선에서 전반 44분 터진 루이스에게 결승골에 허용하며 코스타리카에게 0-1로 패했다. 우루과이전 3-1승리에 이어 2연승을 달린 코스타리카는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잉글랜드전에 2-1로 이겼던 이탈리아는 1승 1패가 됐다.
이탈리아는 중원의 마술사 안드레아 피를로(35, 유벤투스)가 공수를 조율했다. 전반 31분 피를로는 전방의 발로텔리에게 절묘한 롱패스를 이어줬다. 수비수 사이를 절묘하게 피해 발로텔리 발에 착착 붙는 자석패스였다. 하지만 발로텔리의 슛은 골대를 벗어났다. 2분 뒤에도 피를로의 발끝에서 나간 패스가 발로텔리의 슈팅으로 연결됐다.  

안정환 MBC 해설위원은 “이탈리아의 골은 피를로 발끝에서 시작된다. 차라리 한 명이 피를로를 전담으로 마크하는 것이 낫다”면서 피를로의 넓은 시야와 패스능력을 칭찬했다. 피를로는 후반 36분 잉글랜드전에서 보여준 특유의 속임동작으로 동료에게 절묘한 패스를 연결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패스 마스터다운 움직임이었다.
답답했던 피를로는 직접 골을 노렸다. 후반 7분 이탈리아는 프리킥 찬스를 맞았다. 키커로 나선 피를로는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날렸다. 골키퍼 나바스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골로 연결될 장면이었다.
피를로는 환상적인 패스로 동료들에게 여러 번 ‘밥상’을 차려줬다. 하지만 발로텔리 등 동료들은 숟가락 드는 법을 잘 몰랐다. 답답한 공격이 이어진 이탈리아가 대역전을 하지 못한 이유다. 결국 패한 이탈리아는 코스타리카에게 대회 최고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이제 이탈리아는 우루과이와 마지막 경기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입장이 됐다. 피를로의 두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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