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8년 대회 이후 처음으로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맛본 잉글랜드가 충격적인 성적에도 불구하고 로이 호지슨 감독을 재신임할 전망이다.
그렉 다이크 잉글랜드 축구협회(FA) 회장은 21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이들이 이번 대회 결과에 실망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호지슨을 지원할 것이다. 그는 4년 사이클을 책임지기 위해 잉글랜드를 맡았고 우리는 그가 남기를 원한다”라고 밝혀 유임 의사를 드러냈다.
잉글랜드는 이번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D조에서 두 경기만에 조기 탈락이 결정됐다. 첫 경기였던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1-2로 아쉽게 진 잉글랜드는 20일 우루과이와의 중대했던 두 번째 경기에서 루이스 수아레스에게 2골을 얻어맞고 1-2로 무너졌다. 21일 열린 이탈리아와 코스타리카와의 경기에서 이탈리아가 이기면 실낱같은 희망을 남겨둘 수 있었으나 코스타리카가 1-0으로 이김에 따라 잉글랜드는 조기 탈락이 결정됐다.

이에 호지슨 감독의 경질설이 유력하게 나돌았다. 지난 2012년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직에 오른 호지슨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젊은 피를 과감하게 등용하는 등 변화를 물색해 기대를 모았다. 수비 위주의 축구에서 벗어나 빠른 역습을 통한 공격적인 면도 선보였다. 하지만 어찌됐건 결과는 좋지 않았다. 창의성이 떨어지는 잉글랜드의 공격은 월드 클래스 팀들을 상대로 통하지 않았고 비교적 잘 버텼던 수비까지 무너지며 탈락의 수모를 맛봤다.
하지만 호지슨 감독은 우루과이와의 경기 후 사임에 대한 질문에 “내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사임할 필요성에 대해 느끼지 못한다”라며 FA의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FA의 수장인 다이크 회장이 호지슨의 재신임 의사를 드러냄에 따라 호지슨이 계속 잉글랜드의 지휘봉을 잡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이크 회장의 재신임 이유는 호지슨이 팀을 긍정적으로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 때문이다. 다이크 회장은 “FIFA 랭킹 TOP 8의 팀들을 상대로 지긴 했지만 우리는 몇몇 긍정적인 부분을 확인했다”라면서 “호지슨만한 감독이 없다. 우리는 호지슨이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했다고 생각한다”고 옹호했다. 애당초 4년 감독을 생각했던 만큼 연속성을 위해 유로2016까지는 호지슨 체제를 밀어붙이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프리미어리그에는 잉글랜드 선수들이 너무 없다”라며 자국 리그의 현실을 짚기도 했다. 그만큼 좋은 자원들이 예전보다 많이 나오지 않는다는 의미로 역시 호지슨의 옹호하는 논리다. EPL은 거대 자본의 힘을 등에 업고 많은 슈퍼스타들이 활약하는 최고의 무대로 바뀌었다. 그러나 그 와중에 정작 자국의 유망주들이 출전시간을 잃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최악의 결과를 맛본 잉글랜드가 와신상담할 수 있을지는 여기에 달렸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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