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메이저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프랑스가 쾌속 질주를 거듭하고 있다. 두 경기에서 무려 8골을 넣으며 막강 화력을 과시했다. 56년 만의 팀 기록도 작성했다.
프랑스는 21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의 아레나 폰치노바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E조 스위스와의 두 번째 경기에서 5-2 대승을 거두고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첫 경기였던 온두라스와의 경기에서 3-0으로 이기고 깔끔한 출발을 보인 프랑스는 조 1위를 향한 관문이었던 스위전에서 화력을 폭발시키며 사실상 조 1위를 확정지었다.
완벽한 공수 밸런스였다. 스위스의 공격을 허리에서부터 틀어막으며 위협적인 기회를 방지한 프랑스는 전광석화와 같은 공격 전개와 선수들의 너나할 것 없는 결정력에 힘입어 대승을 일궈냈다. 전반 17분 지루가 코너킥 상황에서 헤딩으로 선제골을 잡아낸 프랑스는 66초 만에 베라미의 패스 미스를 놓치지 않으며 결국 마투이디가 추가골을 넣었다.

전반 40분 완벽한 역습 상황에서 발부에나가 한 골을 더 넣은 프랑스는 후반 22분에는 벤제마가 자신의 대회 3호골을 터뜨렸다. 이어진 후반 28분에는 왼쪽에서 중앙, 그리고 중앙에서 오른쪽으로 나가는 완벽한 패싱 플레이 끝에 시소코가 마무리를 책임지며 스위스를 무너뜨렸다. 다섯 골이 모두 다른 선수로부터 나왔다는 것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었다.
지루의 코너킥 골도 값졌지만 나머지 4골이 더 멋졌다. 마투이디의 골은 상대의 패스미스를 놓치지 않은 빠른 역습이 만들어낸 골이었다. 중앙을 치고 들어가던 벤제마가 왼쪽으로 돌아 뛰던 마투이디를 봤고 마투이디가 왼발로 차분히 마무리했다. 40분에는 환상적인 카운터 어택이었다. 세트-피스 수비 상황에서 사코가 왼쪽으로 뛰던 벤제마에게 크게 내줬고 벤제마는 반대편에서 트레일러처럼 들어오던 발부에나에게 완벽한 패스를 내줬다.
후반 22분 골은 포그바의 침투패스를 받은 벤제마의 완벽한 마무리였다. 시소코의 골은 왼쪽에서 중앙, 그리고 오른쪽으로 순식간에 패스가 나가며 스위스의 수비진을 완전히 흔들었다. 눈을 뗄 수 없는 골들이었다. 프랑스의 월드컵 역사상 한 경기에서 5골을 넣은 것은 1958년 스웨덴 대회 당시 서독을 상대로 기록한 이후 56년 만이다. 반대로 스위스가 월드컵 한 경기에서 5골을 먹은 것은 1966년 잉글랜드 대회 때 서독에게 0-5로 진 후 처음이다.
이로써 프랑스는 +6의 넉넉한 골득실을 만들어냈다. 마지막 경기인 에콰도르전에서 설사 지더라도 벌어놓은 골이 너무 많아 1위 자리는 흔들리지 않을 전망이다. 프랑스가 조별리그 2경기 연속 3골 이상을 넣은 것은 지난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처음이다. 당시 프랑스는 지네딘 지단이라는 슈퍼스타와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워 우승을 차지했다.
이런 프랑스의 득점력이 관심을 모으는 것은 그들이 자랑하는 두 명의 공격 재능이 이번 대회에 뛰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디디에 데샹 프랑스 대표팀 감독은 팀 플레이와 결속력에서 문제를 드러냈던 공격형 미드필더 사미 나스리를 명단에 넣지 않았다.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던 프랑크 리베리는 허리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서 낙마했다. 때문에 공격력에 적지 않은 물음표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프랑스는 완전히 물이 오른 벤제마를 꼭지점으로 발부에나, 그리즈만 등 빠른 날개들을 이용한 화려한 공격 축구를 선보이고 있다. 벤제마는 온두라스전에서 2골을 넣은 것에 이어 스위스전에서는 1골과 세 차례 골 장면을 만들어내며 전방 공격수의 몫을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다. 허리에 위치한 마투이디 역시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공·수 양면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고 나머지 선수들도 자신의 자리에서 제 몫을 다하고 있다. 프랑스의 공격 축구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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