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나바로, 외국인 4호 ' 20-20 클럽 도전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4.06.21 10: 37

기대 이상의 활약이다. 야마이코 나바로(27, 삼성)의 방망이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올 시즌 삼성의 1번 중책을 맡으며 타율 3할3푼(227타수 75안타) 12홈런 44타점 47득점 11도루로 맹타를 과시 중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나바로가 제 몫을 해준다면 타선이 아주 강해진다"는 김한수 타격 코치의 예상은 조금도 어긋나지 않았다. 요즘 활약만 놓고 본다면 호르헤 칸투(두산), 루이스 히메네스(롯데), 에릭 테임즈(NC) 등 타 구단 외국인 타자들과 비교해도 뒤질 게 하나 없다.
나바로는 20일 마산 NC전서 국내 무대 데뷔 첫 연타석  아치를 쏘아 올리는 등 6타수 3안타(2홈런) 3타점 2득점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삼성의 6연승 질주에 이바지했다.

1번 2루수로 선발 출장한 나바로는 6-3으로 앞선 7회 2사 3루서 NC 두 번째 투수 이민호의 1구째를 받아쳐 130m 짜리 중월 투런 아치로 연결시켰다. NC의 추격 의지를 잠재우는 천금 같은 홈런이었다. 그리고 나바로는 10-3으로 앞선 9회 2사 후 NC 세 번째 투수 문수호(개명 전 문현정)의 4구째를 잡아 당겨 마산구장 좌측 외야 스탠드에 꽂았다. 비거리는 120m. 승부에 쐐기를 박는 귀중한 한 방.
구단 내부에서는 나바로에 대한 칭찬일색이다. 역대 삼성 외국인 타자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인 매니 마르티네스(외야수)와 틸슨 브리또(내야수)를 합쳐 놓은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2001년 삼성에서 뛰었던 마르티네스는 타율 2할7푼8리(482타수 134안타) 25홈런 96타점 93득점 28도루로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역대 삼성 외국인 타자 최초로 20홈런-20도루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브리또는 2002년 타율 2할8푼3리(481타수 136안타) 25홈런 90타점 89득점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개인 성적 뿐만 아니라 팀 타선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나바로가 1번 타자로 활약하면서 타선이 더욱 강해졌다"는 게 류중일 감독의 설명.
외국인 선수의 첫 번째 성공 요건은 문화적 적응 여부. 제 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갖췄어도 문화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기량 발휘가 쉽지 않다. 나바로는 팀 분위기에 빠르게 녹아 들었다. 박석민, 최형우, 채태인 등 동료 선수들과 장난도 곧잘 주고 받는다. 쉬는 날이면 동생과 함께 숙소 근처 강변에 조성된 농구장에서 스트레스를 풀기도 한다.
구단의 한 관계자는 나바로에 대해 "처음에는 한국 문화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컸던 게 사실"이라며 "요즘 보면 한국에 온 지 몇 년 된 것 같다"고 웃었다.
현재 추세라면 나바로의 20홈런-20도루 달성 가능성도 높다. 나바로가 20-20 클럽에 가입한다면 데이비스(한화), 마르티네스(삼성), 클락(한화)에 이어 역대 외국인 타자 가운데 네 번째 20-20 클럽 주인공이 된다.
나바로는 괌 1차 캠프 때 "마르티네스보다 더 잘 할 수 있겠냐"는 류중일 감독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또한 그는 "마르티네스를 뛰어 넘을 자신있다"고 힘줘 말했다. 나바로의 말은 결코 허언이 아니었다. 그는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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