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에도 궁합이 있다?
기존 3대 대형기획사 출신이 아니면서도 음악의 차별화로 정상급에 올라선 비스트와 인피니트가 그 색깔을 더 명확히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모든 곡에 적용시킬 순 없겠지만 이들 그룹을 대표하는 타이틀곡에 있어서는 일관된 메시지가 읽힌다는 것.

비스트는 주로 연인에게서 비참하게 차이고 난 후의 음악을 감성적으로 풀어내며, 인피니트는 사랑하는 상대에게 집착에 가까운 로맨스를 구현하며 다양한 히트곡을 탄생시키고 있다는 해석이다. 팬들 사이에서는 '비스트는 차여야 제 맛'이라는 말이 도는가 하면 인피니트는 일찍이 '집착돌'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비스트는 '숨', '픽션', '쇼크' 등 실연에 버거워하는 남자의 심리를 주로 그려온 상태. 이번 신곡 '굿럭' 역시 한 여자 때문에 '너덜너덜해진' 심리 상태를 그리고 있다. 퍼포먼스 난이도를 높이고 곡의 화려함을 더했지만 메시지는 그대로인 것. 댄스그룹이면서도 애절한 느낌을 잘 살려 '감성 댄스그룹'이라는 수식어를 갖고 있는 비스트의 매력을 유지하고 있다.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가창력이 좋은 비스트의 강점을 살리다보니, 이와 같은 색깔을 가지게 된 것 같다. 현재 프로듀싱을 맡고 있는 용준형의 색깔도 많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인피니트는 대표곡 '내꺼하자'에서 보듯 단도직입적이고 로맨틱한 남자상을 그려왔다. '추격자', '남자가 사랑할 때' 등 사랑에 빠진 남자의 모습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냈다. 최근 곡 '라스트 로미오'는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독배라도 대신 마시겠다는 로맨티스트를 구현했다. 여성들이 좋아하는 남성상을 담아낸 가사에 일사분란한 칼군무를 구사한 인피니트는 확실한 차별화를 인정받으며 인기그룹 대열에 올라선 상태. 소속사 울림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가수, 프로듀서의 취향이 반영된 결과"라면서 "또 인피니트에게 가장 어울리는 색깔을 찾다보니 일관성을 갖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두 그룹의 성공 전략은 신예 그룹들에게도 좋은 참고가 된다. 최근 론칭한 한 그룹의 관계자는 "비스트와 인피니트는 물론이고, 강한 콘셉트로 쭉 밀어부친 빅스의 사례에서 보듯 변신을 추구해도 큰 틀과 줄기 안에서 해야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것 같다"면서 "특히 신예그룹은 노출 빈도가 적을 수 밖에 없는데, 자리도 잡지 못한 상태에서 컴백 때마다 색깔을 바꾸는 건 오히려 독인 것 같다. 일관적인 이미지와 그 장르 안에서 신뢰도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 장기적인 전략을 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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