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의 KBS가 또 한 번 중계 방송 시청률 전쟁에서 1위를 차지했다. KBS가 지난 20일 오전 7시 시작된 2014 브라질 월드컵 일본과 그리스 경기의 중계 방송에서 타사 방송사를 두 배 이상 넘는 기록으로 앞선 것.
21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일본과 그리스 경기는 KBS가 전국 기준 10.9%를 기록하면서 동시간대 방송된 MBC(5.4%), SBS(3.5%)를 가뿐하게 따돌렸다. 이뿐만이 아니다. KBS는 지난 18일 한국과 러시아전에서도 22.7%의 기록으로 MBC 18.2%, SBS 11.6%를 앞섰으며, 19일 네덜란드와 호주 경기, 스페인과 칠레 경기 등에서 모두 우위를 선점했다.
KBS는 월드컵 개막 이전은 물론 초반까지 시청률 경쟁 구도에서 뒤쳐져 있던 것이 사실이다. 김성주, 안정환, 송종국 등 예능프로그램 '아빠 어디가'에서 친숙한 MBC 중계진, 또 관록의 차범근을 앞세운 배성재 차두리 라인의 SBS의 화려함에 밀렸던 것. 특히 월드컵을 눈앞에 두고 양대 노조 파업이 진행되면서 정상적인 방송마저 힘들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던 가운데 시작된 KBS 월드컵 중계가 최약체로 꼽히는 것에는 아무도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내실 있는 중계는 결국에는 통하는 법이었다. 스포츠국에 따르면 이영표는 KBS 해설위원으로 중용된 이후 '토할 때까지' 연습했다는 전언. 그의 치밀한 분석과 끊임없는 노력은 2014 브라질 월드컵의 판세를 누구보다 정확하게 짚어낼 줄 아는 실력으로 이어졌고, 그가 본경기에 앞서 흐름을 읽어내는 한 마디 한 마디는 정확하게 맞아들어가 예언으로 떠오르며 신뢰도를 쌓아갔다.
시청률이 입증하듯 시청자 또한 이영표의 신뢰감 있는 해설에 가장 많은 찬사를 보내고 있다. 한국갤럽이 전국의 성인 남녀 67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 '이번 월드컵 중계는 어느 방송사가 가장 잘한다고 보십니까'라는 질문에 31%의 응답자가 KBS를 꼽으며 그의 노력에 응답했다. MBC는 23%, SBS는 18%로 집계됐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8%P)
또 예측이 모두 맞아 떨어지면서 그에게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승부에 대한 예언으로 유명했던 점쟁이 문어 파울을 빗댄 '문어 영표', '갓영표', '초롱 도사' 등의 별명이 붙었는데, 이는 외신에서도 주목하며 그의 위상에 힘을 실었다. 월스트리트저널 아시아판은 그의 예지력에 주목하며 그의 예측에 관심이 모인다고 전했고, 영국 BBC 방송 또한 이영표에 관심을 보이며 인터뷰했다고 전해지며 시선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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