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빈 "주스때문에 힘들었지만 요즘은 굉장히 즐거워요" [인터뷰]
OSEN 임승미 기자
발행 2014.06.21 10: 12

배우보다는 '주스 아저씨'라는 수식어가 더 친숙한 박동빈이다. '주스 아저씨'라는 별명은 MBC 아침드라마 '사랑했나봐'에서 주스를 먹다가 흘리는 리액션을 선보인 후 생겼다. 당시에는 이 장면 때문에 욕을 많이 먹었지만 지금 주스 리액션은 박동빈 인생에 큰 변화를 가져다 줬다.
박동빈는 이 기세를 몰아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이하 라디오스타)의 '연기의 신' 특집에 출연하는 기회를 얻은 것. 그는 첫 예능프로그램 출연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입담으로 주스 리액션에 대한 비하인드부터 다양한 에피소드를 들려줘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
서울 합정동 OSEN에서 만난 박동빈은 '라디오스타'의 출연에 대해 주제에 대해 전혀 모르고 출연했다고 말했다. 박동빈이 출연했던 '라디오스타'는 '연기의 신' 특집은 발연기로 본의 아니게 유명세를 떨쳤던 다비치 강빈경, 제이워크 장수원, 애프터스쿨 리지 등이 출연했다. 주스 리액션 때문에 이 특집에 함께 출연하게 된 박동빈은 '라디오스타' 출연 제의가 믿기지 않았다고 했다.

 
"'라디오 스타' 섭외를 받고 내가 왜 나가야 하지 생각지만 초대해 주셔서 감사했죠. 사실 출연에 대해 고민도 많이 했어요. 예능, 드라마, 영화 이 모든 것들을 할 때 있어서 거짓으로 뭔가를 하는 건 용서가 안돼서요. 책임감을 갖고 해야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다행히도 현재 찍고 있는 '모두 다 김치' 팀에서 배려를 해줘서 '라디오스타'를 먼저 찍을 수 있었어요"
박동빈은 예능 첫 출연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예능감으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사실 그는 '라디오스타' 출연 전 나름대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렇게 화제가 된 이유는 '라디오스타' 측의 배려 때문이라며 제작진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라디오스타'의 배려덕분에 제 이야기 분량을 많이 나왔더라 고요. 박동빈이란 연기자를 굉장히 부각시켜줬던 방송이었다고 생각해요. 주스 리액션 때문에 여기까지 온 거지만 '라디오스타' 덕분에 정말 새로운 빛이 보인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사실 주스 때문에 정말 힘들었거든요. '미쳤냐. 정신 나갔냐' 등의 욕을 많이 먹기도 했어요. 그래도 요즘은 굉장히 즐거워요. 예전에는 주스라는 말만 들어도 도망가고 싶었지만 요즘은 재미있게 지내고 있어요. 조금 조심스럽기도 하고요. 조금 더 열심히 해서 많은 것들을 보여주고 싶네요."
박동빈 현재 MBC 아침드라마 '모두 다 김치'에 출연 중이다. 그는 극 중 김호진(신태경 역)과 피보다 더 진한 우애를 나눈 형 배용석 역으로 열연하고 있다. '모두 다 김치' 촬영 전 그는 '사랑했나봐'로 이미 아침드라마에 출연한 바 있다. 연속으로 두 번이나 아침드라마를 출연하는 게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터. 그는 "감독님과 약속 아닌 약속을 했다"며 '모두 다 김치' 출연 계기를 설명했다.
"김흥독 감독님이랑은 벌써 다섯 작품 째에요. '사랑했나봐' 끝나고는 주스 드라마가 돼서 죄송했어요. 사실 '모두 다 김치'를 하게 된 이유도 무조건 감독님이랑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감독님도 나를 어느 정도 아니까 염두 해 두고 대본을 써주시는 거 같더라고요. 은연중에 평생 감독님과 함께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요. 감독님이랑 술자리에서 잘나기 전에 계약하자고 농담을 하는데 그런 날이 왔으면 하는 바람으로 얘기를 하기도 하고요. 오래하면 식상할 만도 한데 감독님은 촬영이 없어도 봐야 한다고 그래요.(웃음)"
김흥독 감독의 얘기에 박동빈은 투덜대면서도 감독에 대한 애정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드라마 촬영장 분위기는 직접 가보지 않아도 화기애애한 분위기임을 짐작하게 했다.
"'모두 다 김치' 팀 분위기도 진짜 좋아요. 제가 세트촬영이 끝나서 먼저 가려고 하면 김호진, 김지영 씨가 '먼저 가면 삐질 거야. 대사 안 맞춰줄 거야'하면서 장난을 치기도 하거든요. 출연자들 단체 채팅방이 있는데요. 촬영이 없는 날에도 저한테 빨리 오라는 글을 남기고 그래요. 감독님도 이런 분위기를 좋아하셔서 그런지 스태프들과의 호흡도 굉장히 잘 맞고요."
박동빈은 1996년 영화 '은행나무 침대'로 데뷔했다고 '라디오스타'에서 밝힌 바 있다. 벌써 데뷔 만 18년 차의 배우다. 하지만 박동빈은 자신을 중고 신인이라고 표현했다. 아직도 그는 연기에 목마르다. 인터뷰 내내 유쾌한 분위기를 이어가면서도 연기 얘기가 나오면 진지한 표정으로 눈을 반짝이는 그는 천상 배우다.
"연기자로서 마당발은 아니에요. 촬영하는 외적인 시간에는 등산도 많이 하고 책도 많이 읽어요. 연기라는 게 한다고 다 되는 게 아니에요. 분명히 공부가 필요하거든요. 저는 대사를 외우기 위해서 산에 다녀요 걷고 뛰면서 대사를 외울 때 호흡이 제일 좋아요. 말을 해야 하는데 앉아서 하다 보면 활자의 노예가 되거든요. 촬영하는 시간에만 연기를 하는 게 아니라 남은 시간을 분배할 필요가 있죠. 저한테 연기는 잘하고 싶은 평생과제예요."
그가 갖고 있는 연기에 대한 열정은 남달랐다. 그는 호흡이 긴 연기를 할 때는 가끔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하지만 무대나 촬영 현장에서는 절대 인상을 찌푸린 적이 없다고. 연기는 어렵고 힘들지만 현장은 늘 즐거운 곳이다.
"앞으로 연기를 계속 할거니까요. 어떤 역할이 하고 싶다기 보다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저에게 역할이 맡겨졌을 때 다른 사람을 대입해도 저 밖에 안 떠오르는 그런 연기와 역할을 하고 싶어요. 제가 영화 '올드보이'를 보면서 민식이 형이 아닌 다른 사람을 대입시켜 봤는데요. 도저히 다른 사람은 안 떠오르더라고요. 이게 진짜 무서운 거에요. 뭔가 이미지가 박혀버리는 건 위험하니까요. 그래도 그런 연기를 하고 싶어요. 내가 뭔가를 할 수 있는 역할이 온다면 충실하게 해내고 싶거든요."
다양한 작품을 통해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박동빈. 그의 몸 속에는 보이지는 않는 유쾌하고 재미있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연기는 물론 단 한번 출연한 예능에서 시청자들의 기억 속에 각인된 박동빈에게 앞으로도 예능프로그램에서 볼 수 있냐는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그는 의외로 생각을 해봐야겠다고 신중하게 말했다.
"앞으로도 할 게 많아요. (예능 프로그램에서) 불러주면 당연히 고맙지만 신중하게 결정할거 같아요. 사실 잘 할 자신도 없거든요. 그렇다고 아예 문을 닫고 있지는 않을 거에요.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면 예능프로그램에 당연히 출연하겠지만 소모성으로 출연하고 싶지는 않아요. 연기로 인정 받고 싶어요. 연기자들과 즐기면서 즐거워 할 수 있는 작품을 계속해서 하고 싶고요. 한 씬 이라도 '이건 박동빈이 해야 하는데' 라고 하면 저는 과감하게 도전할거에요. 제가 필요하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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