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룡 수비 포기에도 이용규 복귀 의지 활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6.21 10: 58

이용규의 올 시즌 수비 복귀, 정말 어려울까.
한화 김응룡 감독은 지난 20일 대전 LG전이 우천 연기되기에 앞서 외야수 이용규(29)의 수비 복귀 물음에 양팔을 X자로 그어보였다. 김 감독은 "올해는 이용규의 수비 복귀를 포기해야 할 것 같다. 수술한 부위의 회복이 늦는 모양이다. 내가 볼 때 올해는 어려울 듯하다"고 말했다.
전혀 예상치 못한 답변이었다. 김 감독은 그동안 이용규의 수비 복귀를 누구보다 바랐다. 그랬던 김 감독이 먼저 포기한 것이다. 그는 "100m를 던지기 위해서는 3~4개월이 걸릴 듯하다. 본인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내 판단으로는 힘들다"고 말하며 이용규를 무리시키지 않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하지만 이용규는 이날 경기 전 훈련에서도 배민규 컨디셔닝코치와 외야 파울라인에서 캐치볼을 하며 수비 복귀를 위한 단계를 밟고 있었다. 현재 30m 캐치볼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인데 40m 단계를 넘어서면 회복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용규 본인도 2~3주 정도 지나면 수비가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김응룡 감독의 이용규 수비 포기 발언은 결국 그가 빨리 수비했으면 하는 바람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형적인 김 감독식 화법이다. 김 감독은 선문답을 잘 내놓는 편인데 감독이 먼저 포기한다는 말을 통해 선수의 근성을 자극시키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이용규는 누구보다 승부 근성이 강한 선수다.
실제로 김 감독도 수비 포기 발언 이후 "내 생각이 그렇다는 것이다. 선수 본인은 또 어떤 생각을 하는지 모른다. 선수에게 직접 물어보라"며 "그동안 수비시키기 위해 여러번 꼬셨는데 잘 되지 않았다"고 여지를 남겨놓았다. 그동안 김 감독은 취재진이 보는 앞에서 이용규에게 직접 수비 복귀를 물어보기도 했다.
이용규는 KIA 시절이었던 지난해 9월 왼쪽 어깨 회전근 봉합수술을 받았다. 수술 당시 재활에 8~9개월이 걸린다는 소견이었다. 지난 겨울 서산과 사이판을 오가며 누구보다 부지런히 재활훈련을 한 이용규는 개막전부터 지명타자로 출장하며 재활을 병행했다. 경기에 계속 나서다 보니 어깨 회복 속도가 늦어지는 것이 당연했다.
김 감독의 수비 포기 발언에도 이용규의 복귀 의지는 여전히 뜨겁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2~3주 정도 경과를 보고 트레이닝코치와 상의해서 수비 복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용규 개인의 일이 아니라 팀 전체의 일이라는 점에서 이용규는 누구보다 책임감을 갖고 있다. 그가 수비에 나설 때 한화는 베스트 전력 가동이 가능하다. 김 감독의 수비 포기 발언의 속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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