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민-이수민 사례로 본 류중일의 육성론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4.06.21 11: 43

선수 한 명이 1군 무대에 자리잡는 건 정말 어렵다. 프로의 높은 벽을 넘는다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최근 들어 프로와 아마추어의 수준차는 더욱 커졌다. 중고 신인이 대세를 이루는 추세도 이 때문이다.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신예 선수 육성에 관해 확고한 지론이 있다. "기회가 왔을때 잡을 줄 알아야 한다"는 게 류중일 감독의 말이다.
기존 선수들은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일시적인 부진으로 여기고 믿고 맡기는 경우가 많다. 반면 신인 선수들은 팀 성적 때문에 오랫동안 기회를 제공할 수 없다. 올 시즌에도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인 삼성은 투타 새 얼굴을 발굴했다. 박해민(외야수)과 이수민(투수)이 그 주인공이다.

올 시즌 삼성 외야진의 생존 경쟁은 치열했다. 외야 한 자리를 놓고 정형식, 이영욱, 박해민, 김헌곤 등 4명의 선수들이 총성없는 전쟁을 벌인 끝에 박해민이 '나는 중견수다' 경연의 최종 승자가 됐다.
박해민은 수비 및 주루에 비해 공격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이번달 14경기를 통해 타율 3할8푼8리(49타수 19안타) 5타점 11득점 5도루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박해민의 선전 비결에 대해 "자꾸 나가면 잘 치게 돼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류중일 감독은 정수근(당시 OB)의 성장 과정을 예로 들었다. "정수근도 데뷔 초반에 발빠르고 수비 능력은 뛰어났지만 방망이가 좋은 편은 아니었다. 김인식 감독님께서 꾸준히 기회를 주셨고 계속 나가다 보니 결국 FA 대박까지 터트리게 됐다. 제 아무리 기회를 줘도 선수 스스로 잡지 못한다면 성장할 수 없다".
"이수민도 대성공이다". 류중일 감독은 좌완 기대주의 깜짝 등장에 함박 미소를 지었다. "이수민은 이제 대학교 1학년 나이다. 다음에 어떤 상황에서 등판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잘 해서 믿음을 주면 중요할때 투입할 수 있다. 그러다 보면 필승조가 되는 것이다". 이수민은 20일 마산 NC전서 3⅓이닝 1실점 호투하며 데뷔 첫 승을 따냈다.
류중일 감독은 20일 경기가 끝난 뒤 "이수민이 기대 이상으로 잘 해주고 있다. 벌써 1승 1홀드를 거뒀는데 앞으로 자주 기용할 생각이다. 무럭무럭 자라서 아기사자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호평했다. 박해민과 이수민 모두 한 번의 기회를 제대로 잡았다. 그리고 1군의 주축 선수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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