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이라 쓰고 ‘레전드’라 읽는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4.06.21 13: 38

‘차범근이라고 쓰고, 레전드라고 읽는다!’
SBS 축구해설을 맡은 차범근 위원이 이번 브라질월드컵을 통해 재조명되고 있어 화제다.
차범근 해설위원은 이번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관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해설을 선보이면서 축구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 18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한국과 러시아전 생중계 당시 ‘ESPN 사커넷'의 존 브루인 기자는 “한국의 해설자가 바로 1980년대 분데스리가의 전설적인 스타였던 차범근”이라며 자신이 받은 감동을 전한 바 있다. 이 경기는 ESPN을 통해 미국에도 방송되면서 이목을 끌었다.

▲ 레전드 차범근
월드컵이 열리기 전인 지난 5월, 차범근 위원은 영국의 스포츠전문매체 ‘스포츠몰’로부터 ‘역대 한국 축구를 빛낸 최고의 선수 1위’에 선정되었다. 이미 그는 2000년대 말 국제축구역사통계재단(IFFHS)이 선정하는 ‘20세기 최고의 아시아 선수’로 꼽힌 바 있고, 1998년에는 ‘축구세계올스타전’에 선정됐다.
차범근 위원은 1972년 당시 최연소 국가대표선수로 발탁된 뒤 A매치 121경기에서 55골을 기록했다. 그리고 독일 분데스리가로 가서는 1979~1980년 데뷔 첫해 12골(7위)을 기록하며 유럽최고의 공격수로 거듭났다. 이후 총 11시즌 동안 308경기에 출전해 98골과 41도움을 기록하며 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특히 그가 공을 찰 때는 ‘쾅’(독일어로 ‘bum’)하는 소리가 난다고 해서 ‘차붐’이라는 ‘특급애칭’을 얻기도 했다.
태극마크를 달고도 활약은 이어졌다. 1976년 대통령컵 축구대회 당시 한국은 말레이시아와 경기서 1-4로 지고 있었다. 차범근은 경기 종료 7분을 남기고 3골을 넣으며 기적같은 동점 드라마를 써냈다. 이 기적은 아직도 팬들의 뇌리에 남아있다.
▲ 세계 축구선수들의 우상, ‘차범근’
차범근 해설위원에 대한 세계 축구인들의 반응 또한 대단하다. 독일 전설 미하엘 발락은 2002년 한국월드컵 당시 “여기가 차붐의 조국입니까? 정말 와보고 싶었습니다. 그는 나의 우상입니다”라고 말했고, 과거 잉글랜드의 대표적인 공격수이자 BBC의 해설위원인 마이클 오웬은 “나는 어릴 때부터 차붐을 보고 자랐고, 그 선수처럼 되고 싶을 정도로 매우 존경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한 ‘거미손’으로 유명한 독일의 올리버 칸은 2004년 “당신에게 사인을 받고 싶었다. 제게 정말 큰 영광이다”라며 그를 만나 감격해 했다. 독일의 전설이자 현재 미국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위르겐 클린스만은 “나 자신도 어느 정도 성공한 공격수로 평가받지만 차붐 정도는 아니다”라는 겸손을 표하기도 했다. 포르투갈 최고 선수로 평가받는 루이스 피구는 “차붐은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영웅이다”라는 임팩트 있는 멘트로, 존경심을 표했다.
▲ 브라질 월드컵, 차범근 위원의 예상 적중
그동안 국가대표감독과 월드컵, 그리고 올림픽 해설자로 활약해온 차범근 해설위원은 이번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도 아들 차두리 위원, 그리고 배성재 캐스터와 함께 SBS중계를 맡았다. 그는 “이제까지 한국의 경기는 연습이었다”며 “평가전에서 스페인과 일본은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월드컵에서는 실망스러웠고, 반면에 멕시코와 코스타리카는 전혀 다른 양상을 선보이고 있다. 우리 팀은 잘했으면 좋겠고, 또 어떤 팀이 이런 이변을 일으킬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 대 러시아의 예상스코어를 정확히 맞춰 눈길을 끌었다.
이 덕분에 차위원은 ‘갓범근’,‘범근신(神)’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공교롭게도 이후 벌어진 경기에서 ‘디팬딩 챔피언’인 스페인은 16강서 탈락해 세계를 놀라게 했고, 일본 또한 1무 1패에 그치면서 남은 콜롬비아전을 이겨도 골득실을 따져야 할 판이다.
또 차위원의 예상대로 멕시코는 카메룬에 1승, 그리고 개최국인 브라질에 1무를 거두는 쾌거를 이뤘고, 특히, 코스타리카는 우루과이와 이탈리아를 차례로 격침시키며 2승으로 16강에 진출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무엇보다 차범근 위원은 지난 2012 런던올림픽 당시 홍명보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의 동메달 획득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는데, 실제로 한국은 일본을 이겨 동메달을 목에 건 바 있다. 그리고 이번 월드컵에서도 내놓는 예상마다 적중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SBS 월드컵 방송단의 한 관계자는 “차범근 위원님은 젊을 때 선수 시절에는 우리 한국팬들이 알고 있는 것 그 이상으로 정말 대단했고, 지금도 해설위원으로서 축구 관계자들이 존경할 정도로 정말 열정적이시다”라며 “차위원님께서 가진 관록과 남들이 하지 못한 경험 덕분에 자세하고도 분석적인 해설이 나오고 있다.  지금도 한국과 알제리전의 중계를 위해 쉼없이 두나라의 전력을 챙기고 계실 정도”라고 귀띔했다.
한편, 차범근 해설위원은 23일 새벽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의 에스타지우 베이라-히우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H조 조별리그 2차전 한국과 알제리의 경기를 차두리 해설위원, 배성재 캐스터와 함께 중계한다. SBS는 오전 3시부터 이 경기를 방송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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