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조] 월드컵 감동시킨 수아레스와 물리치료사의 이야기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6.21 17: 49

득점에 성공한 루이스 수아레스(27, 우루과이)는 환호했다. 그런데 골 세리머니 이후 벤치로 발걸음을 옮기던 수아레스가 향한 곳은 감독도, 선수도 아닌 한 물리치료사였다. 수아레스와 우루과이 대표팀의 물리치료사 왈테르 페레이라의 이야기가 월드컵을 감동시키고 있다.
수아레스는 20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잉글랜드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D조 두 번째 경기에서 2골을 성공시키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코스타리카와의 첫 경기에서 1-3으로 졌던 우루과이는 이날 승리로 16강 진출의 가능성을 살렸다. 25일 열릴 이탈리아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이미 16강 진출이 확정된 코스타리카와 조별리그를 통과할 수 있다.
극적인 드라마였다. 시즌 막판 무릎에 부상을 입은 수아레스는 당초 조별리그 출전 자체가 불투명했다. 큰 수술은 아니었지만 부상 부위가 워낙 민감해 정상 컨디션을 찾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드높았다. 우루과이 언론이 예측한 복귀 시점도 이탈리아와의 마지막 경기 정도였다. 하지만 우루과이가 첫 경기에서 패하자 수아레스는 복귀 시점을 앞당겼다. 그리고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선제골과 결승골을 모두 잡아내며 포효했다.

이런 수아레스는 득점 후 터치라인에 있던 페레이라를 끌어안으며 “모든 것은 이 사람의 공이다”라는 듯한 손짓으로 눈길을 끌었다. 페레이라의 이름이나 얼굴이 잘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수아레스의 이런 골 세리모니는 관심을 불러모은 것이 사실. 그런데 알고 보니 더 특별한 사연이 숨겨져 있었다. 페레이라는 림프암 투병 환자였지만 이번 월드컵에 참여하기 위해 짐을 쌌고 누구보다 헌신적으로 수아레스의 무릎을 돌봤다.
영국 의 보도에 의하면 페레이라는 당초 브라질행이 불투명했다. 백혈구 수치가 낮은 상황에서 무리한 이동과 과로는 치명적일 수 있었다. 하지만 페레이라는 수아레스의 무릎을 비롯한 대표팀 선수들의 몸을 책임진다는 책임감으로 브라질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런 헌신적인 관리를 받은 수아레스는 복귀전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무릎에도 이상이 없었다. 수아레스가 페레이라에 감사를 표현한 것은 당연했다.
수아레스는 “잉글랜드전 득점은 페레이라를 위한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정말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다. 골은 내가 터뜨렸지만 이는 그의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는 그럴 만한 자격이 있다. 하루 종일 나를 위해 정말 열심히 일을 했다”고 고마워했다. 헌신과 믿음. 우루과이 대표팀이 하나의 감동 스토리를 쓰며 극적인 역전 16강 진출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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