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의 투혼도 비에 씻겨 내려가고 말았다.
두산 베어스의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3)가 구원 등판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으나, 팀은 초반에 내준 점수를 극복하지 못하고 패했다. 니퍼트는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4회초 등판해 2이닝을 퍼펙트로 막았다. 그러나 두산은 5회말 종료 후 강우콜드로 끝난 경기에서 2-4로 패하며 4연패를 당했다.
니퍼트는 이날 불펜에서 대기할 예정이었다. 팀이 KIA와의 3연전 후 4일 휴식을 취할 예정이었고, 지난 등판인 18일 잠실 LG전에서 오른손에 타구를 맞아 59개의 공만 던지고 물러났기 때문에 니퍼트는 체력적인 부담이 없었다. 송일수 감독도 "오늘은 깜짝 등판을 하는 투수가 있을 것이다"라는 말로 니퍼트의 구원 등판을 암시했다.

충분히 준비가 되어 있던 니퍼트는 마운드 위에서 힘을 발휘했다. 선발 오현택이 3이닝 6피안타 4실점하고 물러난 뒤 니퍼트는 4회초부터 마운드에 올랐다. 2이닝 동안 6타자를 상대한 니퍼트는 5타자 연속으로 내야 땅볼을 유도한 뒤 5회초 2사에 나지완을 삼진 처리했다.
지난 2012년 8월 29일 잠실 LG전 이후 661일 만에 구원으로 나섰지만, 마치 평소처럼 선발로 나선 듯 니퍼트는 익숙하게 KIA 타자들을 상대로 위력적인 공을 던졌다. 오현택을 상대로 초반에 기세를 올리던 KIA 타선은 니퍼트를 만나 잠잠해졌다.
하지만 하늘이 니퍼트를 막아섰다. 2이닝을 퍼펙트로 막은 니퍼트는 더 던질 수 있었지만 끝내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경기 중 거세게 내린 비로 인해 5회말 종료 후 경기가 중단됐고, 이후 속개되지 못하며 그대로 두산의 2-4 강우콜드 패로 끝났다. 초반 흐름을 내주는 바람에 니퍼트의 투혼도 승리로 결실을 맺지 못했다.
니퍼트를 2번째 투수로 내는 초강수를 두고도 연패를 끊지 못한 5위 두산은 4연패로 32승 32패가 되며 승률이 정확히 5할로 내려왔다. 4위 롯데와의 승차도 0.5경기가 됐고, 6위 KIA와의 승차도 3경기로 여유 있는 상황은 아니다. 투타 전반에 걸쳐 분위기 반전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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