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에이스 이태양(24)이 개인 최다 120개의 공을 뿌리며 투혼을 불살랐다.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지만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태양은 21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LG와 홈경기에 선발등판, 7이닝 8피안타 2볼넷 1사구 3탈삼진 1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 피칭을 펼쳤다. 그러나 1-1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가 선발승을 놓쳤다. 개인 한 경기 최다 120개의 공을 뿌리며 마운드를 버텼지만 안타깝게도 타선이 1점 지원에 그쳤다. 시즌 3승을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이태양은 이날 6회를 제외하면 매이닝 주자를 내보냈다. 하지만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두둑한 배짱으로 실점을 최소화했다. 4회 1사 만루에서 최경철을 유격수 내야 뜬공, 손주인을 유격수 땅볼로 잡았다. 주자가 모두 들어찬 상황에도 직구로 과감하게 정면승부하며 구위로 LG 타자들의 방망이를 제압했다.

7회가 백미였다. 1-0 살얼음 리드를 지키던 7회 선두타자 최경철에게 중전 안타를 맞자 정민철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와 한 템포 끊어갔다. 그러나 1사 1루에서 박용택에게 우측에 빠지는 적시 2루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어 앞선 타석에서 안타 2개를 친 정성훈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1·2루 위기가 계속됐다.
이미 투구수는 115개로 한계를 넘어선 상황. 포수 정범모만이 잠깐 마운드에 올라왔다 내려갔을 뿐 한화 벤치에서는 이태양을 그대로 밀어붙였다. 불펜에는 마무리 윤규진이 몸을 풀고 있었지만, 7회부터 일찍 투입하기는 무리였다. 믿을 수 있는 건 결국 이태양이었다.
이태양은 이진영에게 2루 내야 안타를 맞고 만루 위기에 몰렸지만 이병규를 중견수 뜬공 처리하며 기어이 7이닝까지 채웠다. 총 투구수 120개는 개인 최다 기록. 비록 1-1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와 선발승에는 실패했지만 한화는 8회 김태균의 역전 스리런 홈런으로 4-2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태양의 눈물겨운 역투가 없었으면 있을 수 없는 역전승이었다. 이날 이태양은 최고 147km 직구(68개) 위주로 체인지업(25개) 슬라이더(19개) 커브(8개)를 효과적으로 섞어던졌다. 묵직한 직구와 함께 포크볼-슬라이더-커브 등 변화구도 적잖게 구사했다. 비록 선발승은 거두지 못했지만 이태양의 투혼이 한화를 일깨운 한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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