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전’ 이방원(안재모 분)이 이성을 잃고 권력에 대한 탐욕에 미쳤다. 왕의 자리를 빼앗겠다는 방원의 서슬퍼런 탐욕은 시청자들을 섬뜩하게 했다. 그리고 중전 강씨(이일화 분)가 세상을 떠나면서 방원의 권력투쟁기가 막이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21일 방송된 KBS 1TV 대하사극 ‘정도전’ 47회는 중전 강씨가 살 날이 얼마 안 남았다는 말에 찾아가는 방원의 모습이 그려졌다.
방원은 중전이 자신이 아닌 친자식인 이방석을 보위에 올리려고 한다는 것을 알고 배신감에 치를 떨었다. 방원은 친어머니가 아니었지만 중전을 믿고 따랐다.

그는 중전 앞에서 “소자 방원입니다. 들리십니까. 어마마마 어찌 이렇게 맥을 잃고 계십니까. 소자 코흘리개를 겨우 면했을 시점이었습니다. 어찌나 아름다운지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 같았습니다. 환하게 웃어주시며 소자를 안아주시는 어머니 모습에서 광채가 났습니다. 그때 생각했습니다. 이분이 내 친어머니였으면 좋겠다고...이분의 사랑을 내가 독차지했으면 좋겠다고...어머니의 행복이 내 친어머니에게는 고통인 것을 알았습니다”라고 회고했다.
이어 방원은 “더 미워하려고 했습니다. 그리 놔두셨어야죠. 아바마마께서 회군을 하시던 날 소자가 죽든 말든 모른 척 하셨어야 했습니다. 소자의 어머니가 돼서는 아니됐습니다. 그래놓고 어찌하여 방석이를 택하였습니까. 안사람이 그리 말하더라고요. 어마마께서 천벌을 받은 것이라고...하오나 소자 어마마마를 원망하지 않습니다. 가만 생각을 해보니 어마마마의 탓이 아니더라. 빌어먹을 권력의 탓인 게죠”라고 이미 중전과 방석에 대한 분노가 극에 달했음을 고백했다.
방원은 “부모 자식간에도 나눌 수 없는 게 권력이라던데 국본의 자리를 두고 배아파 낳은 자식을 택하는 게 당연한 거다. 잘하셨습니다. 덕분에 소자 마음이 홀가분합니다. 아무런 죄책감도 미련도 없이 국본을 보위를 도모할 것입니다. 머지않아 방석이를 그리 만들 것입니다. 잘 가십시오”라고 국본을 탈취하겠다고 섬뜩하게 선언했다.
이후 중전은 임종했다. 마지막 순간에 방원의 탐욕을 폭로하려고 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결국 방원은 강력한 경쟁자인 방석의 모친이자 중전이 임종하면서 왕자의 난을 일으킬 토대 마련에 들어갔다.
‘정도전’은 단순한 킹메이커가 아닌 조선이라는 나라를 통해 신(新) 문명을 기획한 남자 정도전을 중심으로, 여말선초 격동의 시기에 조선을 건국하려는 사람들과 고려를 지키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치밀하게 담을 고품격 정치사극을 표방하는 드라마다.
jmpyo@osen.co.kr
‘정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