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 인터뷰] ‘멘탈갑’ 에릭, “아파도 감출 수 있어”
OSEN 이우찬 기자
발행 2014.06.22 06: 05

“공에 맞아 아파도 감출 수 있다.”
에릭 해커(31, NC)는 지난 시즌 평균자책점 3.63으로 리그 9위였다. 하지만 4승 11패로 승과는 인연이 적었다. 팀 타선이 에릭을 도와주지 못한 것. 하지만 올 시즌 에릭은 21일 현재 8연승 중. 평균자책점도 3.81로 준수하다. 에릭은 2년째 제몫을 다하고 있고 팀 타선은 에릭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고 있다.
마운드 위에서 표정 변화가 없는 에릭. 타구에 맞아도 아픈 기색을 전혀 드러내지 않는다. 좀처럼 흥분하지도 않는다. 에릭은 실력뿐만 아니라 인성도 빼어난 한국형 투수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11일 잠실구장에서 에릭을 만났다. (당시 에릭은 7연승 중.)

- 지난 시즌 전체 4승(11패)이었는데 올해 벌써 7연승 중이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 야구는 알 수가 없고 뜻대로 되지 않는 스포츠다. 열심히 똑같이 했지만 지난해는 나한테 운이 안 따랐을 뿐이다. 올해는 운이 많이 따라서 7승까지 왔다. 무엇보다 뒤에 있는 수비수, 앞에 있는 포수, 점수 내는 타자들에게 공을 돌려야한다. 나도 7승까지 왔지만 우리 팀이 지난해와 달리 너무 잘 하고 있는 것은 코칭스태프가 선수들이 매일 경기에 나갈 수 있도록 훈련시켜주기 때문이다. 그 결과가 현재 리그 2위로 나타나고 있다. 팀 전체적으로 조화가 좋다.
- 커브가 낙차도 크고 굉장히 좋아 보인다. 너클커브도 던지나.
▲ 커브를 던질 때 스피드를 달리한다. 상황에 따라서 강하게 던지는 타이밍이 있고 천천히 던지는 타이밍이 있다. 그 정도 수준이지 각이 다른 두 종류의 커브를 던진다고는 할 수 없다. 컨디션이 좋으면 각이 더 크고 어떤 날은 그렇지 못하다.
- 기술적인 부분에서 올 시즌과 지난 시즌 달라진 점이 있다면.
▲ 야구는 수정하고 보완하는 스포츠다. 계속 수정하고 보완하려고 노력 중이다. 투심 패스트볼을 더 완벽하게 던지려고 중점적으로 가다듬고 있다. 스플리터가 없었는데 지금은 있다. 자신이 없어 보여주는 정도 수준이었는데 최일언 투수코치님이 스플리터의 필요성을 얘기하셔서 연습했다. 이제 자신 있게 던질 수 있다. 주자 1루에 있을 때 퀵모션을 빠르게 하려고 훈련 중이다. 한국야구에 적응하기 위해 구종이나 퀵모션을 보완해서 조금씩 발전해 나가는 것 아닐까 한다.
- 투구 도중에 왼쪽 팔을 강타 당했다.(3일 마산 넥센전 넥센 김민성의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왼쪽 팔을 강타함.) 경기를 지켜보면 마운드에서 표정 변화가 거의 없다. 멘탈이 정말 좋아 보이는데.
▲ 한국 선수들은 아프면 제스처나 몸동작이 많은 편이다. 미국에서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로부터 ‘괜찮아. 넘어져도 괜찮아. 일어나. 이겨내’라고 배워서 몸에 녹아든 것 같다. 고등학교 때까지 미식축구 쿼터백을 했다. 거친 스포츠를 하면서 자라왔다. 그래서 어디 맞아서 아파도 상대방에게 자연스럽게 감출 수 있다. 그래서 상대방한테 강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게 몸에 밴 것 같다.
  
- 까다로운 팀이나 선수가 있다면.
▲ 좋은 타선을 갖고 있는 팀들이 많다. 두산에 중장거리형 컨택 능력이 좋은 타자들이 많다. 넥센도 좋은 팀이다. 삼성에도 홈런칠 수 있는 타자들이 많다. 좋은 타자들이 많아서 특정하기는 어렵다.
- 7이닝 이상 자주 던지고 100개 이상 공을 자주 던진다. 체력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 특별한 것은 없다. 선발 투수라 루틴에 맞춰 거르지 않고 항상 운동을 하는 게 체력 안배하는 비결이다. 집에 갓난 애기가 있는데 와이프가 내가 운동하고 쉴 수 있도록 양육에 집중한다. 고맙다. 와이프가 요리도 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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