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선수민 인턴기자] 극단적 수비를 펼친 이란이 결국 강력한 메시의 공격력에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의 수비 전략은 강적 아르헨티나를 상대로도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이란은 22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에스타디오 미네이랑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 경기에서 아르헨티나에 0-1로 패했다. 아르헨티나는 ‘안티풋볼’로 불리는 이란의 극단적인 수비를 뚫기 위해 노력한 끝에 메시의 결승골로 승리했다. 90분간 골문을 단단히 지켰던 이란은 추가 시간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이란은 경기 초반부터 수비로 일관했다. 아르헨티나가 공격에 나서면 10명의 선수가 모두 수비 진영에 포진됐다. 아르헨티나는 빠른 템포로 패스 플레이를 펼치며 공격의 활로를 찾았으나, 수많은 수비수를 뚫지 못했다. 경기 중반엔 롱 패스로 공격을 전개하며 기회를 노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 역시 무위로 돌아갔다.

아르헨티나는 전반전 볼 점유율 75%를 기록했고, 39번의 공격을 시도했다. 반면 이란은 전반 동안 5번의 공격 시도에 그칠 정도로 극단적인 수비를 펼치며 골문을 잠갔다.
후반에도 비슷한 양상이 이어졌다. 이란은 수비 이후에 역습으로 아르헨티나 골문을 노리기도 했다. 후반 7분 아르헨티나의 공격을 차단한 이란은 오른쪽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레자 쿠차네자드가 헤딩슛을 날렸지만, 골키퍼 로메로의 정면으로 가며 득점에 실패했다.
단단한 수비 이후에는 빠른 역습을 전개하기도 했다. 후반 21분에는 오른쪽 측면에서 몬타제리의 날카로운 크로스 이후 데자가의 결정적인 헤딩슛이 나왔지만, 로메로의 선방에 막혔다. 이날 경기서 가장 위협적인 슈팅이었을 정도로 매서운 공격이었다.
아르헨티나는 후반 30분 에세키엘 라베찌와 로드리고 팔라시오를 투입하며 득점을 노렸다. 결국 이란의 골문을 활짝 연 것은 메시였다. 메시는 후반 90분이 다 끝난 후 추가시간 1분에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강력한 슈팅을 날리며 결승골을 터뜨렸다. 철저한 수비를 펼쳤던 이란은 결국 승점을 따는 데 실패했다. 그러나 케이로스 감독의 강력한 수비는 돋보였다.
이란은 1차전 경기였던 나이지리아전부터 일방적인 수비로 축구팬들의 비난을 사기도 했다. 이날 경기서도 수비 축구를 선보이며 아르헨티나의 강력한 공격진을 괴롭혔다. 결국 결승골을 헌납했지만, 케이로스의 수비 축구는 아르헨티나를 위협하기에 충분했다. 이란의 축구는 월드컵 무대에서 화려한 골을 보고 싶어 하는 축구팬들에게는 분명 지루한 경기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90분 동안 골문을 지켜낸 이란의 10명의 수비수는 인상적이었다. 이란의 강력한 수비는 더 이상 비난의 대상이 아닌 하나의 전략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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