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피에 실수? 동료 실수 커버하는 팀 돼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6.22 07: 30

"오늘 승리는 의미가 있다".
한화 4번타자 김태균은 지난 21일 대전 LG전에서 8회 역전스리런 홈런을 폭발시키며 팀의 짜릿한 역전승을 이끌었다. 4번타자로서 한 방이 꼭 필요한 순간 결정적인 한 방을 터뜨렸다는 점에서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김태균에게는 그보다 더 큰 의미가 있는 승리였다. 동료의 실수를 만회한 역전승이기 때문이었다.
한화는 1-1 동점으로 맞선 8회초 선두타자 채은성에게 그라운드 홈런을 허용하며 리드를 빼앗겼다. 중견수 펠릭스 피에가 채은성의 라이너 타구를 무리하게 대시하다 그만 뒤로 빠뜨린 게 화근이 됐다. 피에가 놓친 타구는 중앙 펜스까지 향했고, 중계 플레이가 늦어지는 바람에 그라운드 홈런이 돼 결정적인 실점을 허용했다.

후속 플레이의 움직임과 위치가 좋지 좋았지만, 결과적으로 피에의 지나친 의욕이 아쉽게 보여질 수 있는 장면이었다. 원바운드로 처리했으면 단타가 될 타구였지만, 피에의 판단 미스와 의욕이 실점으로 이어졌다. 이에 앞서 7회 최경철의 타구도 피에는 무리하게 앞으로 달려들다 공이 뒤로 빠질뻔한 아슬아슬한 플레이가 있었다.
하지만 동료들의 생각은 달랐다. 그라운드 홈런의 희생양이 된 투수 윤규진은 "조금 당황했지만 피에를 탓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피에도 첫 타자이니까 어떻게든 수비에서 잡고 싶었던 마음이 컸던 것 같다. 투수를 도와주려는 마음에서 그렇게 한건데 어떻게 원망할수 있겠나.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며 오히려 피에의 의욕을 높이 샀다.
김태균도 "누구나 그런 실수를 할 수 있다. 만약 다이빙 캐치로 잡았다면 우리팀 사기가 크게 올랐을 것이다. 결과적으로만 아쉬운 플레이가 됐을 뿐"이라며 "문제는 우리가 어느 한 선수가 실수하고 힘들어하면 다 같이 연쇄적으로 무너진다는데 있다"고 말했다. 한화는 유독 실책이나 실수가 전염병처럼 번져 자멸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김태균의 역전 스리런 홈런으로 피에의 실수를 묻히게 했다. 그는 "실수를 하더라도 경기를 이기면 드러나지 않고 묻히게 돼 있다. 우리팀이 그동안 이런 부분이 많이 부족했다"며 "선수들이 서로 실수를 커버하면 앞으로 더 좋은 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승리는 그래서 의미가 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피에는 치명적인 실수를 했지만 팀 승리와 함께 미소를 되찾을 수 있었다. 진정한 강팀이라면 바로 이런 부분이 꼭 필요하다. 최하위로 처져있는 한화이지만 동료의 실수를 다른 선수들이 만회하면 하나의 팀으로 더욱 끈끈해질 수 있다. 이날 한화의 역전승은 단순한 1승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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