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굳은 믿음 "강윤구는 내년에도 선발"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6.23 06: 01

야구계에서 강윤구(24,넥센 히어로즈)가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는 순간, 한국 프로야구에 또 한 명의 좌완 에이스가 탄생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어렵지않게 접할 수 있다. 최고 150km의 구속에 구위까지 갖춘 강윤구에 거는 기대는 그만큼 크다.
그렇지만 강윤구는 아직 '미완의 대기'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2012년과 2013년 2년 연속 100이닝을 넘게 소화하며 선발과 불펜에서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그 뿐이었다. 올 시즌에는 21경기에서 1승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6.18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만을 거두고 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강윤구의 부활에 누구보다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강윤구를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시켜 시즌을 시작했으나 고질적 문제인 제구 불안은 여전했고 결국 3경기만에 선발진에서 제외시켰다. 이후 강윤구는 불펜에서 꾸준히 활약하다가 21일 목동 SK 와이번스전에 선발로 오랜만에 복귀, 3⅔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22일 목동구장에서 만난 염 감독은 "그래도 강윤구에게 한 번은 선발로 나설 기회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투구내용을 보였지만 그래도 강윤구에게 다시 기회가 생겼다.
염 감독은 후반기 마운드 운용법에 대해 이야기하며 "강윤구와 김영민을 지금 잘 만드는 게 목표다. 둘이 차이가 있다면, 윤구는 계속해서 선발로 뛸 것이며 영민이는 무조건 불펜에서 활약하게 된다"고 말했다. 미완의 대기들이 많은 넥센 마운드인데, 그 가운데서도 강윤구에 거는 기대는 여전히 크다.
다만 강윤구에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급증한 피홈런 개수다. 지난해 130이닝을 던지며 단 6개의 홈런만을 내줄 정도로 좋은 구위를 뽐냈던 강윤구지만 올해는 39⅓이닝동안 14개의 홈런을 맞았다. 규정이닝에 한참 모자라지만 리그 피홈런 개수 1위다.
염 감독은 그 원인으로 구위와 구속 저하를 꼽았다. 염 감독은 "작년보다 볼 끝이나 구속이 떨어졌다. 올해 강윤구 직구 평균구속이 143km 정도인데 작년까지는 144~5km까지 나오고 최고 구속은 147km를 넘었다"면서 "제구를 잡기 위해 구속을 조금 낮췄는데 현재까지는 밸런스가 흔들리면서 좋은 결과는 얻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그걸(구위) 살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염 감독은 "윤구는 선발로 꼭 성공해야 한다"며 특별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올해가 끝나고 내년 시즌을 준비할 때에도 윤구는 일단 선발투수로 몸을 만들고 준비시길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좌완 파이어볼러는 지옥에 가서라도 데려오고, 설령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하더라도 끝까지 안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강윤구와 딱 맞는 말이다. 염 감독의 믿음 속에 강윤구가 올해는 껍질을 깨고 날아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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