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정도전’ 조재현·유동근의 막강한 연기 내공
OSEN 오민희 기자
발행 2014.06.23 07: 06

배우 조재현과 유동근이 막강한 연기 내공으로 KBS 1TV 대하드라마 '정도전'(극본 정현민, 연출 강병택 이재훈)을 이끌고 있다. 어떤 역할을 하든지 진정성이 배어있는 두 사람의 연기는 시쳇말로 넘사벽 (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 수준.
지난 22일 방송된 ‘정도전’ 48회에는 이성계를 연기하는 유동근의 강렬한 카리스마와 함께 정도전을 연기하는 조재현의 희로애락이 녹아들어 극에 몰입도를 높였다.
앞서 정도전은 명나라 황제로부터 “정도전은 화의 근원이니 그를 압송하라”는 칙서가 날아들자, 자신의 희생으로 두 나라 관계가 정립되고 조선의 사직이 안정된다면 열 번 백 번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명나라 주원장의 의도는 자신을 죽여 조선이 다시는 자주적이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기 때문에 명나라에 갈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정도전은 “명나라로 하여금 유화적인 태도를 칠 수 밖에 없도록 요동을 쳐야 한다”면서 요동정벌을 공언했다, 이에 조준(전현 분)이 강하게 반대했다. 그는 정도전과 함께 조선을 연 개국공신이었으나, 요동정벌 문제와 관해선 정도전과 생각이 달랐다. 요동정벌은 겨우 안정이 되어가는 민생과 백성들의 목숨을 위협하는 일이라는 것.
특히 조준은 정도전에게 “대감은 민본의 나라를 만든다고 하고선 뒤로는 전쟁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에 정도전은 전쟁이 아니라 점령이라고 강조했지만, 조준은 “전쟁이든 점령이든 모두 민생과 백성의 목숨을 위협하는 거다. 이는 민본의 대업을 주장해온 대감께서 스스로 대의를 부정하는 처사”라고 반발했다.
결국 요동정벌 문제로 조정이 시끄러워지자 이성계는 큰 결단을 내렸다. 아직 조선은 주원장을 이길 힘이 없다고 판단, 정도전이 지휘했던 군사를 조준에게 맡기고 정도전은 동북면으로 내려가라는 어명을 내린 것. 이는 정도전이 사실상 좌천됐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그는 개국 이래 최대 정치적인 위기를 맡는 듯했다.
그러나 반전이 펼쳐졌다. 얼마 후 이성계가 정도전에게 요동정벌을 윤허하는 서찰을 보낸 것. 이성계는 서찰을 통해 정도전을 동북면으로 보낸 것은 평생의 친구 정도전을 보호하기 위함이요, 정도전이 동북면에서 요동정벌의 교두보를 마련할 시간을 주기 위함이었음을 밝혀 정도전을 감동케 했다.
이 같은 이성계의 변함없는 지지에 돌아온 정도전은 다시 칼을 휘둘렀다. 요동정벌에 앞서 사병혁파에 성공하며 왕자들과 대립한 것. 이로 인해 궁지에 몰린 이방원(안재모 분)은 ‘거병’을 언급, 왕자의 난을 예고해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종영까지 단 2회 방송만을 남겨둔 ‘정도전’. 오랜만에 등장한 정치 사극 ‘정도전’은 정도전이 이방원의 손에 죽음을 맞는 결말을 피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현 정세와 절묘하게 오버랩되는 시대상과 탄탄한 기획력 덕분에 높은 사랑을 받아왔다.
여기에 조재현과 유동근의 괴물같은 연기력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정도전’의 인기 요인. 이날 조재현은 거침없는 치열한 설전으로 날선 카리스마를 발휘하면서도, 유동근의 진심어린 서찰에 눈물을 펑펑 쏟으며 요동정벌에 모든 것을 바친 정도전을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유동근 또한 근엄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로 좌중을 압도하며 이성계의 성장과 고뇌를 생생하게 전달, 강렬한 잔상을 남겼다.
한편 '정도전'은 고려에서 조선으로 교체되는 시기에 새 왕조 조선을 설계한 정도전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오는 29일 종영되는 ‘정도전’ 후속으로는 류성룡을 주인공으로 다루는 ‘징비록(가제)’이 낙점됐다. 2015년 1월 방송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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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전'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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