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원하는 시나리오가 만들어졌다. 벨기에가 2승으로 톱을 달렸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알제리를 잡는 일이다. 알제리만 잡으면 16강 진출이 유력해진다.
벨기에는 23일(이하 한국시간) 리우 데 자네이루의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H조 두 번째 경기에서 후반 43분 터진 오리지의 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알제리와의 첫 경기에서 2-1로 간신히 역전승을 거둔 벨기에는 승점 6점을 확보하며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제 조 1위냐, 조 2위냐의 싸움만 남아있다.
경기력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알제리전보다 그렇게 나아진 구석이 없었다. 공격은 따로 노는 경향이 강했고 2선에서의 지원도 활발하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에당 아자르의 왼쪽 돌파가 통했고 오리지가 차분하게 득점을 마무리하며 승리를 낚았다. 이른바 벨기에의 ‘맨 파워’가 다시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벨기에의 경기력이 어쨌든 우리로서는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졌다. 우리가 조 1위를 노리기에는 다소 역부족임을 고려하면 벨기에가 알제리, 러시아를 상대로 승점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했다. 그리고 다행히 벨기에는 그런 시나리오를 만들어가며 승점 6점을 독식했다.
만약 러시아가 벨기에와의 경기에서 승점을 가져갔다면 복잡한 경우의 수 계산이 불가피했다. 우리가 알제리전에서 이겨도 러시아도 알제리를 잡는다면 떨어질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러시아의 경기 결과에는 큰 신경을 쓸 필요 없이 알제리전에서만 이기면 된다. 계산이 단순해졌다.
한편으로는 16강 진출이 확정된 벨기에가 토너먼트에 대비해 한국과의 마지막 경기에는 다소 소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 몇몇 주전 선수들이 체력 비축 및 경고 관리를 위해 빠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으로서는 어쨌든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진 것은 확실하다.
skullboy@osen.co.kr
ⓒ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