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알제리] 정성룡, 치명적 실수로 고개 숙였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6.23 05: 51

모든 것을 그의 잘못으로 돌리기에는 가혹할지 모른다. 하지만 플레이가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정성룡(29, 수원)이 치명적 실수 한 번으로 고개를 숙였다.
한국은 22일(이하 한국시간) 포르투 알레그레의 에스타디오 베이라-리우에서 열린 알제리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H조 두 번째 경기에서 전반 알제리의 맹공에 무너지며 2-4로 졌다. 이로써 1무1패를 기록한 한국은 27일 열릴 벨기에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반드시 이기고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였다. 그러나 득실차에서 불리한 상황이 돼 전망은 대단히 어두워졌다.
벨기에와의 첫 경기와 비교해 5명을 바꾼 알제리는 경기 초반부터 승부를 걸었다. 선수들 전반적으로 돌진의 개념을 실현하며 한국 수비진을 괴롭혔다. 반면 한국은 수비에서의 집중력이 떨어지며 허무하게 무너졌다. 전반 26분 슬리마니에게 허용한 첫 골이 그랬다. 두 명의 중앙 수비수(홍정호 김영권)이 완벽하게 당했다. 사실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하지만 전열을 채 추스르지도 못한 전반 28분 할리시에게 허용한 추가골이 치명적이었다. 중앙 수비와 정성룡의 실수가 겹친 최악의 상황이었다.

코너킥 상황에서 할리시를 막아야 할 홍정호가 같이 떠주지 못했다. 할리시는 상대 세트-피스의 핵심 중 핵심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철저하게 체크해야 했다. 그러나 홍정호는 앞 공간을 잘라 들어간 할리시를 바라만 봤다. 여기에 정성룡의 펀칭 미숙도 실수였다.
정성룡은 공이 올라오자 골문을 비우고 뛰쳐나갔다. 골키퍼가 나온다는 것은 무조건 공을 걷어내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공을 처리하지 못하면 골문이 텅 비는 위험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할리시는 정성룡의 위치선정을 비웃기라도 하듯 앞쪽으로 잘라 들어가 헤딩으로 연결했다. 정성룡이 나온 골문은 비어있었고 득점을 가로 막을 자가 없었다. 100% 정성룡의 잘못은 아니었지만 분명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었다.
정성룡은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가장 논란이 된 선수 중 하나였다. 경기력이 떨어져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 와중에서도 홍명보 감독은 끝까지 정성룡에게 골문을 맡기며 믿음을 드러냈다. 하지만 정성룡은 두 번째 실점에 빌미를 제공함으로써 고개를 숙였다. 추가골이 이 경기에서 가진 의미를 생각하면 아쉬울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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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 알레그레(브라질)=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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