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 진출을 위해 반드시 잡아야 했던 알제리였지만 오히려 참패로 고개를 숙였다. 한편으로는 아프리카 팀들의 월드컵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희생양이 됐다.
한국은 22일(이하 한국시간) 포르투 알레그레의 에스타디오 베이라-리우에서 열린 알제리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H조 두 번째 경기에서 2-4로 졌다. 전반 초반부터 쉴새없이 밀어붙인 알제리의 맹공에 당황한 한국은 전반에만 3골을 허용하는 최악의 경기 끝에 16강 진출 가능성이 크게 줄어들었다.
전반 45분이 너무 뼈아팠다. 벨기에전에 비해 5명의 선수를 바꾸며 공격적인 전술을 편 알제리의 속도와 개인기를 전혀 제어하지 못했다. 가장 집중력이 필요했던 두 명의 중앙 수비수는 허둥지둥댔다. 반면 공격은 답답할 정도의 무딘 양상을 보였다. 한국은 전반 45분 동안 단 하나의 슈팅도 시도하지 못하며 철저하게 당했다.

한편 이 패배는 아프리카의 역사를 만들어줬다. 아프리카 팀은 지금까지의 월드컵에서 한 경기에 4골 이상을 넣어본 적이 없었다. 3골은 있었어도 4골은 전인미답의 고지였다. 하지만 알제리가 이날 4골을 넣음에 따라 아프리카 월드컵 도전사를 다시 썼다. 알제리로서는 1982년 월드컵 칠레전 이후 처음으로 멀티골을 기록한 경사이기도 했다.
반면 홍명보호는 아프리카 팀을 상대로 첫 패배를 기록했다. 여기에 4골을 실점한 것은 1998년 프랑스 대회 당시 네덜란드, 그리고 지난 2010년 남아공 대회의 아르헨티나전 이후 처음이다. 이래나 저래나 뼈아픈 패배였다.
skullboy@osen.co.kr
포르투 알레그레(브라질)=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