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 슈팅 제로(0). 슈팅하는 법을 까먹은 것일까.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졸전 끝에 패했다. 무엇보다 경기 시작 50분 동안 단 한 개의 슈팅도 없었다는 것은 충격적이었다.
한국은 23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리 베이라 히우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알제리와 경기서 2-4로 참패했다.
이로써 1무 1패(승점 1점)를 기록한 한국은 골득실에서 밀려 H조 최하위로 떨어졌다. 한국은 오는 27일 벨기에와 3차전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16강 진출은 불가능하다.

이날 한국의 후반 공격은 나무랄 데가 없었다. 손흥민이 후반 5분만에 통쾌한 득점을 올렸다. 한국팀 월드컵 통산 30호골이기도 했다. 이날 경기 50분 만에 날린 첫 슈팅이 골로 연결된 것이었다. 구자철도 후반 27분 이근호의 어시스트로 추가골을 넣으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문제는 사실상 승부가 결정나버린 전반 공격이었다. 한국은 전반전 동안 단 1개의 슈팅도 때리지 못하는 치욕적인 상황을 맞았다. 한국 대표 공격수라는 박주영 역시 슈팅 한 번 하지 못했다.
전반전 볼 점유율에서는 47 대 53으로 크게 밀리지 않았다. 그만큼 기회도 있었다. 손흥민의 빠른 스피드를 앞세운 돌파는 알제리 수비진을 크게 흔들었다. 중앙에서는 구자철이 돋보였고 오른쪽에서는 이청용이 여러 차례 크로스를 올렸다. 코너킥도 2번이나 있었다.
그러나 무슨 일 때문인지 공격수들은 슈팅을 아꼈다. 쏴야 할 때 쏘지 않았다. 마치 슈팅하는 법을 잃어버린 듯 보였다. 그러면서 점점 중원에서 올라오는 패스도 뜸해졌다. 점점 초조해지면서 수비수의 부담감은 증가됐다. 이는 곧바로 실점으로 연결돼 경기결과로 드러났다.
이 사이 알제리는 슈팅을 12개나 때렸다. 경기 시작부터 한국 수비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야신 브라히미, 이슬람 슬리마니, 소피앵 페굴리 등 빠른 공격수의 스피드로 한국 문전을 위협했다.
전반 3분 김영권이 브라히미에게 가한 태클이 전조였다. 러시아전에서 불안함을 노출했던 윤석영-김영권-이용-홍정호 라인은 이날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결국 한국 수비수들은 전반 26분 슬리마니의 선제골이 터졌고 2분 후 다시 할리시에게 실점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한국은 전반 38분 압델무멘 자부에 추가실점, 승기를 내줘야 했다. 전반전 슈팅 제로. 생각지 않은 알제리 쇼크의 전조였다.
letmeout@osen.co.kr
포르투 알레그레(브라질)=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