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집중력의 부재에 한국의 수비진이 모래성처럼 무너졌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3일(이하 한국시간) 포르투 알레그리에 위치한 베이라 히우 경기장서 열린 알제리와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서 2-4로 패배했다. 1무 1패(승점 1점)를 기록한 한국은 골득실에서 밀려 H조 최하위로 떨어졌다. 한국은 오는 27일 벨기에와 3차전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16강 진출은 불가능하다.
이날 결정적인 패인은 수비진의 부진이다. 전반 26분 첫 골을 허용한 수비진은 이후 모래성처럼 무너졌다. 알제리의 일반적인 공격에도 흔들거리는 모습이 역력했다. 첫 골을 내준 한국은 불과 2분 뒤 추가골을 내줬고, 전반 38분에는 한 골을 더 허용하고 말았다. 불과 12분 동안 3실점을 한 것이다.
홍명보 감독이 미국 마이애미 전지훈련에서부터 수 차례 강조했던 순간 집중력의 부재가 절실히 느껴졌다. 전반 26분 첫 실점 상황에서 중앙 수비수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과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는 순간적으로 공간 침투를 시도하는 이슬람 슬리마니를 저지하지 못하고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문제는 이후에 더 커졌다. 김영권과 홍정호는 첫 실점의 후유증이 커보였다. 조직적인 수비는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순간 집중력은 더욱 떨어졌다. 전반 28분 코너킥 상황에서는 라피크 할리시가 돌아선 뒤 문전으로 올라갔지만, 수비수 김영권이 놓치는 바람에 노마크 찬스를 내줘 추가골을 내줬다.
세 번째 실점도 마찬가지다. 전반 38분 김영권과 홍정호는 박스 왼쪽으로 침투하는 슬리마니를 조직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이 틈을 놓치지 않은 알제리는 아브델무멘 자부가 2선에서 침투해 또 다시 노마크 찬스서 슈팅을 시도해 골망을 갈랐다. 한국은 후반 17분 알제리의 조직적인 플레이에 대응하지 못하고 야신 브라히미에게 한 골을 더 내줬다.
1무 1패가 된 한국은 벨기에와 3차전에서 승리를 하지 못할 경우 16강 진출이 불가능해졌다. 단순한 승리가 아니다. 알제리전의 많은 실점으로 골득실에서 많이 밀리게 된 한국은 벨기에전에서 무실점과 다득점이 동시에 필요하게 됐다. 알제리전서 모래성처럼 무너졌던 수비진의 수습이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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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 알레그리(브라질)=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