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형 스트라이커인가? 수비에서는 만족해도 공격에서는 만족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박주영(29, 아스날)은 23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리에 위치한 베이라 히우 경기장서 열린 알제리와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 선발로 출전했다. 구자철(마인츠)와 함께 전방 투톱으로 기용됐다. 하지만 소득은 없었다. 박주영은 57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이렇다 할 장면을 만들지 못한 채 김신욱과 교체됐다.
전반전 동안 박주영의 활동량은 으뜸이었다. 박주영은 공을 소유하지 않고 있더라도 많은 움직임을 가지며 상대 수비진영을 휘젓고 다녔다. 또한 알제리의 수비진에서 빌드업을 할 때도 강한 압박을 펼쳐 상대의 공격 전개가 원활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홍명보 감독이 원하는 모습이었다. 지난 18일 러시아와 1차전에서도 알제리전과 같은 모습을 보였던 박주영에 대해 홍 감독은 "박주영이 전방에서 수비적인 역할을 잘해줬다"며 만족감을 드러낸 바 있다. 홍명보 감독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박주영은 알제리전에서는 더욱 많은 활동량과 강한 압박을 선보였다.
하지만 스트라이커 본연의 임무는 전혀 하지 못했다. 구자철과 함께 전방에 배치됐지만 공격에서의 유기적인 움직임은 없었다. 위협적인 장면은 한 차례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심지어 슈팅도 없었다. 전방 스트라이커가 공격에서 힘을 쓰지 못하면서 한국도 슈팅을 기록하지 못한 채 전반전을 마쳐야 했다.
공격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 박주영은 결국 후반 초반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다. 불명예스러운 교체였다. 전반전에만 3실점을 한 한국으로서는 공격에서 좀 더 위협적인 모습을 보일 선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러시아전 슈팅 0에 이어 단 하나의 슈팅으로 부진한 박주영 대신 제공권 장악 능력이 탁월한 김신욱을 후반 12분 투입했다.
박주영이 교체된 후 한국의 공격은 조금씩 위협적으로 변했다. 하지만 경기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전반전에 내준 3골은 뒤집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후반 5분 손흥민, 후반 27분 구자철이 득점에 성공해 2골을 만회했지만, 승부를 뒤집지 못하고 2-4로 경기를 마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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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 알레그리(브라질)=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