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외국인 투수 앤드류 앨버스가 6연패 수렁에 빠졌다. 지난 4월20일 대전 LG전 2승째를 끝으로 두 달째 승리가 없다.
앨버스는 지난 22일 대전 LG전에 선발등판했으나 4⅔이닝 7피안타 1사구 1탈삼진 7실점으로 뭇매를 맞고 패전 투수가 되고 말았다. 4회까지 4-1로 리드하며 승기를 잡는 듯했지만, 5회에만 대거 5실점하며 무너졌다. 한화도 7-10 역전패를 당하며 탈꼴찌를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앨버스는 올해 12경기에서 2승7패 평균자책점 6.65로 부진을 면치 못 하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27명 중 26위에 머물러있다. 외국인 투수 중에서는 가장 높은 기록. 이미 케일럽 클레이를 퇴출한 한화이기에 현실적으로 앨버스마저 퇴출하기란 어렵다. 남은 시즌 그가 잘 해야 하는 이유다.

문제는 앨버스가 가면 갈수록 고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4월 4경기에서는 2승1패 평균자책점 5.48로 버텼지만 5월 5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6.33으로 뭇매를 맞았다. 6월 3경기에서도 승리를 신고하지 못한 채 3패를 당하며 평균자책점 8.64로 난타당했다. 시즌 거듭할수록 더욱 고전하고 있는 모습이다.
앨버스는 한화가 야심차게 데려온 외국인 투수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완봉승을 거둔 투수로 공식적인 몸값으로 80만 달러를 지불한 선수다. 경력과 기량을 볼 때 실패보다 성공 확률이 더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어떻게 된 것이 시즌이 진행될수록 점점 더 집중 공략당하며 외국인 투수 구실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구속이 나오지 않아 타선이 두 바퀴 이상 돌면 타자들의 눈에 익는다는 점이다. 22일 LG전에서도 앨버스 직구 최고 구속은 최고 142km에 그쳤다. 외국인 투수는 커녕 국내 투수들과 비교해도 별다른 메리트가 없다. 대부분 130km대 후반으로 타자를 압도할 만한 힘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여기에 올해 유독 좁아진 스트라이크존도 앨버스의 고전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LG전에서 4-2로 리드한 5회 2사 1·2루 위기에서 박경수를 상대로 볼카운트 1B2S에서 4구째 몸쪽 낮은 직구가 볼로 판정된 게 치명타로 작용했다. 스트라이크로 생각한 앨버스가 덕아웃으로 들어가는 동작을 취했지만 무승훈 구심의 손은 올라가지 않았다.
이후 앨버스는 박경수를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키며 만루위기를 초래한 뒤 정성훈과 이진영에게 연속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며 와르르 무너졌다. 결과론적이지만 다소 흥분을 잘 하는 성격의 그가 볼 판정 하나에 급격히 흔들린 것이다. 이날 경기 뿐만 아니라 볼 판정에 유독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무너지기를 자주 반복했다.
비단 앨버스 뿐만 아니라 삼성 제이디 마틴도 트리플A 다승왕 출신으로 제구력이 좋은 투수이지만 한국 무대에서는 고전하고 있다. 앨버스의 팀 동료로 중도 퇴출된 케일럽 클레이도 마찬가지 케이스. 오히려 제구를 앞세운 기교파 투수들에게 힘겨운 무대가 되고 있다. 앨버스 부진도 이와 관련돼 있다. 어떻게든 스스로 이를 극복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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